[미디어펜=김연지 기자]자동차업계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화재로 인한 포비아(공포증)까지 확산하면서 완성차업체들이 하이브리드라인업 확대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하이브리드 판매 대수는 27만234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22만3872대) 대비 21.7%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는 지난 2022년 대비 46.3% 증가한 30만9164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전기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화재로 포비아(공포증)이 확산하면서 하이브리드차 판매 상승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다음 달인 지난 9월,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월 대비 33.1% 증가한 3만966대가 판매됐다. 반면 전기차는 전월 대비 20.7% 감소한 1만2303대 판매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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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싼타페./사진=현대차 제공 |
국내 자동차 시장(수입차 포함)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4년만 해도 하이브리드차는 전체의 2.5% 수준에 불과했다. 2015년에도 동일하게 2.5%였던 하이브리드차는 2016년부터 점차 점유율이 늘어났다.
지난 2016년에는 4.0%, 2017년 5.4%, 2018년 6.0%, 2019년 6.7%, 2020년 12.4%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22년에는 14.6% 점유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0.5%로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 9월 기준 25.2%를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인기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60%를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1만5177대 판매돼 전체의 61.1%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가솔린 5294대(21.3%), 전기차 2753대(11.1%), 플러그인하이브리드 846대(3.4%), 디젤 769대(3.1%)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차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완성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다양화하고, 생산을 늘려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아 역시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수입차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내놓는다. 람보르기니는 전체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차와 순수 전기차로 재편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포드는 전기차 생산을 늦추고 하이브리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전기차 계획을 미루고 하이브리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는 완전 전기차로 넘어가는 대체제로 떠오르며 수요가 늘어났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공포증이 확산하면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더욱 늘어나는 모습"이라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런 시장 분위기에 맞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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