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올해 3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로 업계 위기론이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이, LG전자는 운임비 증가 등 경영 환경에 따른 고전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사업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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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확보에 공들이는 한편 기업용 SSD를 포함한 D램 공급을 늘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효율성을 제고하는 조직 문화 쇄신에 힘쓰면서 외부적으로는 5세대 HBM3E 8단과 12단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 품질테스트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HBM3E 주요 고객사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HBM3E 8단을 3분기 중 양산해 공급하겠다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HBM3E 8단을 3분기 중 양산해 공급하고, 12단은 여러 고객사의 양산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DS 부문 조직 쇄신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소통 오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군더더기는 덜고 실속만 남기는 방향으로 개편해나가고 있다. 한 기업 내 많은 사업 부서가 있으면, 경쟁 발생으로 소통의 부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통의 오류는 곧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일환으로 최근에는 HBM 세대별로 나뉘어진 첨단 패키징 역량을 하나의 팀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연말 인사철을 앞둔 만큼 새로운 바람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사는 지난해 11월 말보다 더 빨리 날 수 있다"며 "내달 인사가 예정된 만큼 사업부 내 새로운 바람이 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전영현 DS부문 부회장이 잠정 실적 발표 이후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성명을 낸 만큼 위기론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49%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이 저조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해서는 12.84% 떨어졌다. 이는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10조 원 대 영업이익을 밑도는 금액이다.
◆ LG전자, 가전·B2B 사업 방점...불확실성 대비
LG전자는 해운운임 폭등과 같은 대외적 영향으로 어닝쇼크를 맞았다. 매출은 연결기준 작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22조1769억 원, 영업이익은 751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9% 감소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운임비 폭등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이 줄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에 LG전자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가전과 불확실성 경영환경에서도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방점을 찍고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B2B의 경우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 비해 경기침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가 수요회복 등 불확실성을 돌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B2B는 B2C보다 매출 규모가 크고 일반 소비재보다 경기 변동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글로벌 오피스 솔루션 기업 리코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오피스 사업 영역으로도 손을 뻗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35%까지 성장했다. 아울러 구독과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플랫폼 기반 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하며 다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열린 LG '인베스터 포럼에서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 구조로 변화를 추진하며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면서 "B2B 전환 가속화와 신사업을 육성해나가겠다"고 언급한 만큼 B2B 사업 확장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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