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금리 인하보다 대출 규제가 더 무게감 있어"
추가 금리 인하 여지…"기다리는 것도 대안 될 수 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집값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정부 대출 규제로 인해 시장 변화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3.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한 건 지난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지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지속됐던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종료됐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유동성 확대 여지가 있는 부동산 시장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 가량 내린다고 해서 집 구매 계획이 없던 사람이 급히 집을 매수하지는 않는다”며 “집값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는 있지만 현재로써는 영향이 있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금리가 내릴 여지가 크다면 개별 주체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교과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각 주체들의 투자여력을 증대시켜 부동산 등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만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얘기”라며 “실제로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부동산 시장은 금리보다 정부 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지금은 금리보다도 정부 대출 규제, 즉 개별 차주에게 필요한 만큼의 대출이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일단 대출이 실행돼야 금리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가계대출 규제’가 현재 정부 정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시장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만큼 대출금리 변화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면 개인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대출 규제 기조가 여전한 만큼 금리 인하로 인한 극적인 시장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전망이다.

그는 “하반기 주택 가격도 지난해 말, 올해 초 전망과 동일하게 지역적·국지적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보다는 대출 규제가 더 무게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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