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의 주식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된다. 영풍·MBK 측에서는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83만 원으로 설정한 반면 고려아연 측에서는 자사주 공개매수가격을 이보다 높은 주당 89만 원으로 제시해 공개매수물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영풍·MBK 측에서는 예상보다 공개매수물량이 적을 경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 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철회 가처분도 신청해 변수는 남아있는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 청약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종료된다. 지난달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바로잡겠다고 선언한 지 약 1개월 만이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주식 공개매수를 발표할 당시 가격을 주당 66만 원을 제시했지만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주당 75만 원으로 인상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주식 공개매수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이를 막기 위해 주당 83만 원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영풍·MBK 측도 주당 83만 원으로 공개매수가격을 인상했다. 또 다시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89만 원으로 높였고, 영풍·MBK 측은 더 이상 공개매수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14일 공개매수가 종료될 예정이다.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역시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14.6%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최소 7% 이상은 확보해야 영풍·MBK 측은 전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다만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한 뒤 이를 소각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에 따라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 내에서는 영풍·MBK 측이 목표치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격보다 주당 6만 원이 낮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개인마다 세금 문제가 다르겠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영풍·MBK 측의 원하는 14.6% 지분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한 자릿수 수준에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영풍·MBK 측의 지분 확보를 저지하더라도 변수는 남아있는 상태다. 

영풍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목적, 규모, 조건, 그로 인한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사주 공개매수가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입장이다. 

특히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임의적립금의 목적 전환을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이 21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풍·MBK 측에서는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영풍·MBK 측에서는 더 이상 공개매수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추가로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고려아연 측에서는 이미 지난 2일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으며, 이는 이미 법원에서 다 판단한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철회·중지가 사실상 불가하다며 투자자들의 공개매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풍·MBK 측에서도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에 기대를 걸고 있겠지만 법원의 이미 내린 판단을 다시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수가 될 수 있어 막판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