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식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30일 세르게이 나리슈킨 하원의장을 만나 '북핵 불용'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의장과 나리슈킨 하원의장은 30일 오전 모스크바 소재 국가두마(하원)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모두 북한의 핵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최형두 국회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정 의장은 "한·러 양측이 함께 기울여온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이 진전을 이루려면 우선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사전에 저지, 대화 여지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나리슈킨 하원의장은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한이 10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다면 안보리 결의 이행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 뒤 "한반도 평화안정의 중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북핵 불용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우리 입장은 시종일관 명백하다"고 밝혔다.

나리슈킨 하원의장은 이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협력하며 국제규범 질서를 지키기를 원한다"며 "미래에는 남북이 통일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고 최 대변인은 전했다.

양국 의장은 한·러 수교 25주년을 계기로 양국 의회 간 교류 확대의 필요성에도 뜻을 모았다.

특히 정의화 의장은 "대한민국은 러시아와 신의를 가지고 신뢰를 쌓아가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면서 "한·러 수교 25주년을 맞아 두 나라 간의 강화된 관계를 바탕으로 유라시아 관련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해 '유라시아 의장 회의'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나리슈킨 하원의장은 "심도 깊게 검토해보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이 제안한 유라시아 의장회의는 한국,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등 '유라시아 친선특급' 관련국들을 창립국으로 하면서 지역 국가 간 연계 소통, 협력촉진을 위한 의회 간 대화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라고 최 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면담에 앞서 무명용사의 묘를 참배한 정 의장은 "다시는 이 지구상에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없이 평화로운 시대가 열리길 바라고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묵념을 드렸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면담에는 박노벽 주러 대사도 함께했다. 러시아 하원 측에선 안드레이 이사예프 부의장, 알렉세이 푸슈코프 외교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이번 순방에는 새누리당 한선교 이상일,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김성곤 의원 등이 동행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