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기준 하자 판정 건수, 현대엔지니어링 등 상위
공동주택·오피스텔 합산 방식 등 "통계 맹점 있어" 지적도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가 올해 하반기 공동주택 하자 건수 상위 20개 건설사 명단을 발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비롯해 다양한 규모의 회사들이 명단에 포함된 가운데 해당 수치가 공신력을 갖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산정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국토교통부가 주요 건설사별 올해 하반기 하자 판정 결과를 공개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토교통부는 15일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된 공동주택 하자 처리 현황과 주요 건설사별 올해 하반기 하자 판정 결과를 공개했다.

국토부가 하자 판정 결과를 공개하는 건 이번이 3차다. 앞서 지난해 9월 1차, 올해 3월 2차로 하자 판정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토부는 최근 6개월을 기준으로 하자 수치를 집계하고 있다. 이번 3차 발표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하자 심사 접수 및 심사 결과 하자 판정 건수 등을 조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하심위는 올해 8월까지 3525건 하자를 처리해 예년보다 약 20% 더 많은 분쟁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하자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하자 심사’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만2771건이었다. 이중 실제 하자로 판정받은 비율은 64%(8197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하심위에 접수된 하자 분쟁 사건은 총 3119건으로 2022년 이후부터 신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말 추정치는 4679건으로 전망된다.

집계 결과 최근 6개월 기준 하자 판정 비율이 높은 건설사는 삼도종합건설(888%), 태곡종합건설(657%), 우리피엠씨종합건설(588%), 유명종합건설(400%), 라임종합건설(271.4%)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하자 판정 비율은 하자 판정을 받은 단지의 전체 공급 가구수 합을 세부 하자 판정 건수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주로 공급 가구수가 50가구 미만인 소규모 건설사가 주를 이뤘다.

최근 5년(2019년 9월~2024년 8월) 누계 기준 하자 판정 비율이 높은 상위 건설사는 지우종합건설(2660%), 재현건설사업(2300%), 혜성종합건설(1300%), 유백운종합건설(742%), 지향종합건설(732.6%) 순이었다.

최근 6개월간 하자 판정 건수 상위 건설사는 세부 하자수 기준 현대엔지니어링(118건), 재현건설산업(92건), 지브이종합건설(80건), 라임종합건설(76건), 삼도종합건설(71건)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누계 기준으로는 GS건설(1639건), 계룡건설산업(590건), 대방건설(523건), 에스엠상선(491건), 대명종합건설(361건) 순이었다.

   
▲ 하자 판정 건수 상위 20개사 하자 현황./사진=국토교통부


◆자재 1개 불량에 하자 건수 급증…"통계 맹점 있어"

국토부는 ‘국민 알 권리 충족’ 및 ‘건설사 품질 개선 노력 계기’를 이유로 지난해 9월부터 하자 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김영아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과장은 “하자 관련 통계자료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건설사가 자발적으로 품질 개선을 도모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당 수치의 공신력에 있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설계·시공상 중대한 하자가 아닌 단순 납품 자재 불량 등도 하자 판정 건수에 포함돼 집계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선 자재 불량의 경우 해당 자재를 납품받아 시공된 가구에서 하자 심사 접수 시 모두 하자로 판정받게 돼 수치가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자칫 ‘통계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서 발생한 세부 하자수를 모두 포함해 집계·발표하는 점도 해석상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이번 발표에서 118건의 세부 하자수를 기록한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도 1건을 제외한 나머지 117건이 모두 오피스텔 1개 단지에서 판정받은 단일 하자였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오피스텔 1개 단지에서 판정받은 하자가 117건으로 납품받은 창호의 모헤어 길이 부족에 대한 단일 건”이라며 “설계·구조상 문제는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제외한 공동주택 세부 하자수만 놓고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1건에 불과해 순위권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동주택 세부 하자수 기준 1위는 82건을 기록한 지브이종합건설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모든 건에 대해 보수 조치가 완료된 상태”라며 “철저한 품질 관리 및 입주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입주민 만족도도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또한 이러한 통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 두 차례 발표에서 기준으로 삼았던 하자 판정 건수 외에 ‘하자 판정 비율’을 새롭게 집계해 상위 20개 건설사 명단을 이번 발표에서 추가로 공개했다. 또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한 하자 판정 결과 정보도 별도로 제공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발표에서 하자 판정 건수가 공급 물량이 많은 건설사에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 등에 따른 보완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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