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에 신바람 나는 2연승을 거뒀다. 투타에서 모두 압도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삼성의 팀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2차전에서 '간판타자'이자 '캡틴' 구자욱이 부상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LG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10-5 승리를 거뒀다. 13일 열렸던 1차전 10-4 승리에 이어 2연승한 삼성은 이제 남은 3경기에서 한 번만 이겨도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절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런데 2연승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고, 표정이 밝지 못했다. 구자욱의 부상 이탈에 대한 걱정이 우선이었다.

   
▲ 구자욱이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남은 PO 출전이 힘들어졌다. 2연승한 삼성에 닥친 악재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구자욱은 1회말 공격이 끝난 후 교체돼 물러났다. 2사 후 LG 선발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낸 구자욱은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1회초 LG에 먼저 1점을 내줬기 때문에 구자욱은 확실한 득점 찬스를 엮기 위해 도루를 했다. 이 과정에서 무릎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고통을 참으면서 계속 경기를 뛰겠다는 의사를 밝힌 구자욱은 디아즈의 2루타로 홈을 밟으며 동점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다리를 절뚝이며 홈까지 뛰었고, 결국 2회초 수비 들면서 이성규와 교체돼 물러났다.

구자욱은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이 나왔다. 삼성에는 날벼락과 같은 구자욱의 부상이다.

구자욱은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 4차전 출전이 어려워졌다. 휴식을 취하면서 상태를 지켜보고 향후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번 포스트시즌 내로 복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삼성이 2연승을 거둬 유리하긴 하지만 LG가 홈 3, 4차전에서 반격을 노릴 것이기 때문에 삼성은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팀 타선의 중심이자 덕아웃 리더인 구자욱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은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만약 삼성이 무난하게 PO를 이긴다고 해도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를 상대할 때 구자욱이 있고 없고는 팀 전력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삼성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 129경기 출전해 0.343의 고타율에 33홈런 115타점 9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44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면서 타격 부문 대부분에서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9월, 구자욱은 월간 타율 0.500(58타수 29안타)에 9홈런 24타점 18득점 OPS(장타율+출루율) 1.576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내며 삼성이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하는 데 절대적 역할을 해냈다. 생애 최초로 월간 MVP로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PO 1차전 때도 구자욱은 승리를 부르는 3점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3득점 맹활약을 펼쳐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그런 구자욱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일단 PO 통과가 급선무인 삼성은 팀 동료들이 구자욱 몫까지 해줘야 한다. 다행히 삼성 타선은 1, 2차전에서 제대로 불을 붙였다. 1차전에서 홈런 3개를 날렸고, 2차전에서는 홈런을 5방이나 터뜨렸다. 두 경기 모두 장단 14안타씩 때리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구자욱이 빠지면 분명 타선이 조금은 헐거워질 것이다. 그래도 2경기 3홈런의 디아즈, 2홈런씩 날린 김영웅과 김헌곤 등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것은 삼성의 여전한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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