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한 시즌 지도했던 토마스 투헬(51) 전 뮌헨 감독이 잉글랜드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1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투헬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헬 감독은 내년 1윌부터 잉글랜드대표팀을 이끌며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종료까지다.

   
▲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토마스 투헬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잉글랜드축구협회 홈페이지


잉글랜드대표팀은 지난 7월 유로 2024 대회 이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사임한 뒤 감독 공석 상태였다. 2016년 잉글랜드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4위, 유로 2020과 유로 2024 준우승 등을 이끌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우승 염원을 풀지 못하고 물러났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리 카슬리에게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기고 여러 사령탑 후보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난 투헬 감독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고, 결국 잉글랜드대표팀 새 감독으로 낙점됐다.

독일인 감독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외국인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한 것은 고(故) 스벤 고란 에릭손(스웨덴),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두 명이 있었지만 독일인 감독은 투헬이 최초다.

투헬 감독 선임 발표가 나자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하다. '축구종가'를 자부하는 잉글랜드가 굳이 독일인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를 맡길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적인 시각이다. 또한 투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경력이 없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투헬 감독은 "미안하지만 나는 독일 여권을 갖고 있다. 나는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잉글랜드 축구팬들을) 기쁘게 해드릴 것이라고 약속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성공적인 월드컵을 치러 우리 유니폼에 두 번째 별을 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 잉글랜드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토마스 투헬 감독. /사진=잉글랜드축구협회 SNS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뮌헨의 분데스리가 12시즌 연속 우승 도전 실패로 경력에 오점을 남기기는 했지만 여러 팀을 거치며 화려한 업적을 쌓아온 세계적 명장이다. 마인츠,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첼시(잉글랜드), 뮌헨 등 유럽 빅리그 명문 팀들을 지도했다. PSG를 사상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 결승 진출과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첼시 감독 시절에는 20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2021 UEFA 슈퍼컵, 2021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등을 일궈냈다.

김민재와 투헬 감독의 관계는 좋다가 말았다. 나폴리(이탈리아)에서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를 뮌헨으로 데려온 감독이 투헬이었고, 김민재가 몇 경기 부진했다고 주전 기용을 하지 않은 것도 투헬 감독이었다.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대표팀을 맡음에 따라 해리 케인(뮌헨)과는 대표팀에서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뮌헨으로 이적해 투헬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김민재를 밀어내고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잡았던 에릭 다이어가 다시 잉글랜드대표팀에 선발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다이어는 투헬 감독의 후임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로 치러지고 있는 이번 시즌에는 김민재에게 밀려 백업 신세가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