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편의점·호텔 ·화학 등 전방위적 효율화 작업 나서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이 창사 36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연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원급 정기인사에서도 대대적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초 신동빈 회장이 “부진사업 정리”를 선언한 이후 본격적으로 희망퇴직 등 인력구조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 회장은 올 2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장 등 주식 상장과 편의점과 타사 주류 사업 매수 등 M&A로 사업을 확대했지만 경영 방침을 바꿨다”며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세븐일레븐 희망퇴직은 올 들어 롯데그룹 유통 관련 계열사 가운데 세번째다. 

   
▲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지주 제공


사업군별로 보면, 유통군에서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온은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했으나,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BGF리테일의 ‘CU’와 함께 국내 대형 편의점 3사로 꼽혔으나, 업계 경쟁 심화와 소비 침체 등으로 고전해왔다. 2022년 48억 원, 2023년 551억 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44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1월 장기 근속자 대상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희망퇴직이 아닌 해마다 진행하는 명예퇴직 절차”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2021년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호텔관광서비스군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악화한 롯데면세점이 지난 8월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쇼핑 위주 단체관광객 비중이 줄고, 관광을 즐기는 개별 여행객들이 늘면서 면세점 업계 실적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호텔롯데의 롯데호텔앤리조트도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군에서는 롯데케미칼이 희망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2022년 7월14일 부산 롯데 시그니엘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VCM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롯데지주 제공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도 지난 8월 비상 경영 체제를 공식 선포하면서 올 연말 인사에 ‘칼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의 공식적인 비상체제 선포는 2012년, 사법리스크를 겪은 2018년 이후 또 다시 6년 여 만이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그룹은 전체 계열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4개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바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지주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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