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한 서민 대상 대출사기 여전히 기승

[미디어펜=김재현기자] #올해 6월 김모씨는 00저축은행을 사칭한 금융사기에 피해를 봤다. 김씨에게 전화한 사기범은 신용등급이 낮지만 대출은 가능하다며 보증보험료, 선납이자 85만원을 송금하도록 유도했다. 김씨는 바로 85만원을 보냈다. 또 사기범은 대출금 2000만원 승인은 이뤄졌으나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에 대출실행을 하기 위해 입출금 등 금융거래실적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0만원을 타인에게 빌려 사기범에게 자금이체를 했지만 사기범은 다시 피해자에게 이체해 주기로 한 약속을 어기며 이 금액을 가로챘다.

   
▲ 올해 7~8월 월별 금융사기 피해건수 및 피해금액 그래프./금융감독원 제공
경기가 어려진 점을 노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등치는 대출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범들은 여성보다 40대 가장인 남성을 대상으로 대출사기를 노리는 수법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이 이곳에 피해구제를 신청한 피싱사기와 대출사기 피해자 현황을 부넉한 결과, 올해 1~8월 기간 중 발생한 금융사기 피해는 1946억원이다. 이 가운데 피싱사기는 1202억원, 대출사기는 74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출사기 감축 속도는 피싱사기 비해 다소 늦었다. 금융사기 피해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260억원 발생하는 데서 최근 2개월간 월평균 190억원 발생하는 등 26.9% 감소추세다. 피싱사기는 36.4% 줄어든데 반해 대출사기는 10.5%만 감소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범행대상으로 한 대출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대출사기는 대출을 기대하다가 신고가 늦은 특성이 있어 환급률도 피싱사기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기 피해건수는 남녀 모두 비슷한 양상이자만 피해금액으로 치면 여성이 남성보다 다소 높았다.  피싱사기는 여성이 남성보다 취약해 전체 61.7%를 차지했다. 대출사기의 경우 남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전체의 58.1%에 달했다.

금융사기에 취약한 성별·연령대를 파악해본 결과, 40대 남성이 남성 중 28.9%, 30대 여성이 여성 중 29.1%로 가장 취약했다.

금융사기 유형별로는 피싱사기에 취약한 여성의 연령별 발생비중은 20~40대에 80.3%가 집중돼 있고 그 가운데 30대 비중이 32.9%로 가장 높았다.

조 선임국장은 "30대 여성층이 사회경험 부족 등으로 사기범의 심리적 압박에 잘 속아 넘어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출사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남성의 연령별 발생비중은 30~50대에 83.6%가 집중됐다. 그 중 40대의 비중이 32.3%로 가장 높았다. 남성 가운데 60대 이상이 피싱사기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금융사기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다소 감소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어 피해자 분석결과를 기초로 더욱 강력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대출사기 피해를 예장하기 위해 금융사기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하며 금융회사 차원의 대응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