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간밤 미 증시에서 대만 TSMC 주가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급등했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TSMC와 함께 엔비디아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오늘 오전까지의 주가 흐름은 좋지 못하다.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도 여전히 많은 시선이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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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 미 증시에서 대만 TSMC 주가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급등했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나타나는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
18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미국 증시가 연일 신고가 주변에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한국 증시에는 그 온기가 좀처럼 전이되지 않는 모습이다. 미 대선을 3주 정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미 증시는 어떻게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여전히 인공지능(AI) 열풍이 존재한다.
간밤 TSMC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항간에서 제기되는 AI 버블론에 단호하게 선을 긋듯 파죽지세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현재까지 발표된 자료를 종합하면 TSMC는 지난 17일 올해 3분기 순이익을 3253억대만달러(한화 약 13조8300억원)로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전망치 역시 크게 상회했고, 나스닥에 상장된 TSMC 주가는 전일 대비 9.79% 급등한 205.84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히 SK하이닉스에게로 옮겨갔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둘 다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폐장하기 전 발표된 TSMC 실적 결과를 확인한 후 SK하이닉스 주가는 빠르게 올라가며 19만60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20만닉스'의 기대감을 높인 채로 오늘 개장을 맞았지만 시초가 19만82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오전 내내 하락세를 나타내며 오전11시35분 현재 18만9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3.5% 정도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외인 매도세로 인해 주가 6만원 선이 무너진 삼성전자의 경우도 지지부진한 흐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일 대비 낙폭은 0.35% 정도로 크지 않아 보이지만, 여전히 6만원선 탈환도 쉽지 않은 듯 주가가 하단에서 횡보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역시 어제 TSMC 호실적 여파로 주가가 급등하는 듯했지만 오늘 오전까지 낙폭이 약 9% 수준으로 크게 벌어지고 있다.
결국 TSMC 온기가 국내 증시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아직까지 두드러지게 관찰되진 않고 있는 셈이다. 간밤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 주가 역시 사상 최고가 근처를 맴돌고 있음을 상기할 때 국내 증시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심하게 떨어져 있다는 데에는 거의 대부분의 견해가 일치한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역사적으로 바닥권을 형성한 상태"라고 분석하면서 "내년 2분기부터 메모리 업황 개선이 예상되고, 향후 차세대 제품(HBM4)에서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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