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적응훈련 마치는 대로 전선 투입
러 해군 수송함으로 北군인들 수송 포착…“조만간 2차 수송 예상”
“김정은, 파견 앞서 두차례 특수전 부대 참관…위조 신분증 발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정원은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파병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 특수부대는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러시아 군부대에서 적응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초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수십명의 북한군 장교와 함께 수차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 인근 북한 ‘KN-23 미사일’ 발사장을 방문해 현지지도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소재 군사시설 연병장 내 북한인원 추정 400여명이 운집하고 있다. 2024.10.16./사진=국정원

이후 국정원은 북한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 이로써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한 것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호위함 3척이 같은 기간 북한 청진, 함흥, 무수단 인근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했고, 조만간 2차 수송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러시아 해군함대의 북한 해역 진입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러시아 공군 소속 AN-124 등 대형 수송기도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수시로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북한 나진항을 출항한 북한무기를 선적한 러시아 선박./사진=국정원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인들은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며, 적응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인 파견에 앞서 지난달 11일과 이달 2일 특수전 부대를  두 차례 참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군은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 받았으며, 북한인과 유사한 용모의 시베리아 야쿠티야, 부라티야 지역주민 위조 신분증도 발급받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 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 지난 9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특수전 훈련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사진=국정원

이날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 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과 미사일, 대전차로켓 등 인명살상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

우크라 국방정보총국이 전장에서 수거한 북한제 무기를 확인한 결과,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는 122㎜·152㎜포탄, 불새-4 대전차 미사일, KN-23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 RPG 대전차 로켓 등이었다고 한다.

국정원은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를 오간 화물선에 선적됐던 컨테이너 규모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122㎜·152㎜포탄 등 총 800여만발 이상이 러시아에 지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군이 획득한 북한 다연장로켓포(왼쪽)과 북한 9M113 대전차미사일./사진=국정원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우크라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 공격에 활용됐으며, 이로 인해 상당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우크라 정보당국은 다수의 북한제 무기들이 불량률이 높고 정확도가 낮아 정밀 타격용보다는 전선 유지 목적의 물량 공세용으로 쓰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그간 해외 언론들이 제기한 ‘러-북 직접적 군사협력’ 의혹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면서 “우방국과의 긴밀한 정보협력을 통해 러-북 군사협력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