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새마을금고와 보험사,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대출영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에서는 집단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3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생명·손해보험업계,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모두 소집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15일에도 2금융권 실무진을 소집해 가계대출 점검회의를 가진 바 있다.

   
▲ 사진=미디어펜


당시 2금융권은 풍선효과 억제를 위해 이자만 내고 원금을 거치하는 거치형 상품 취급을 제한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중단해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을 막는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번 점검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집단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달 들어 새마을금고 가계대출은 증가세는 지난 9월 전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집단대출은 주로 재건축·재개발·분양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원과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으로 이뤄지는 대출로 이주비, 중도금, 잔금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제1금융권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축소에 나서면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잔금대출 기관에 단위농협인 서울 강동농협이 선정되는 등 2금융권에서 발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새로 취급한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3조8743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2279억원으로, 지난달(3469억원)의 65.7% 수준이다.

가계 대출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했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731조6892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7221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증가 폭(5조6029억원)의 13%, 8월 증가 폭(9조6259억원)의 8% 수준이다. 하루 평균 약 425억원 불어난 것으로, 이 속도대로라면 이달 증가 폭은 1조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은행들의 유주택자 신규 취급 제한, 금리 인상 등 강도 높은 조치 아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영향이다.

반면 8월만 해도 가계대출 잔액이 200억원 줄었던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들어 2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3000억원 늘어난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도 4000억원 늘며 증가세가 확대됐다.

최후의 보루인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과 서민 급전으로 불리는 카드론도 이달 들어 증가 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금융당국은 우려했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7000억원으로 전달(3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러 가지가 혼재돼 복합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증가세를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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