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종목 침체로 IPO시장 재부각" 지적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동안 침체됐던 신규상장(IPO) 시장 수급이 최근 다시 살아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달의 경우 이례적으로 많은 종목들이 상장돼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8일 상장한 와이제이링크 이후 신규상장주들로 급속하게 자금이 몰리는 모습도 관측된다. 그만큼 국내증시 흐름이 많이 악화된 방증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 한동안 침체됐던 신규상장(IPO) 시장 수급이 최근 다시 살아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심각한 침체에 빠졌던 IPO 시장의 수급 상황에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 상장주를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가 침체에 빠져들면서 상장 당일 변동폭이 타 종목 대비 훨씬 큰 신규상장주들이 재발견되는 모습이다.

물론 그런 IPO 종목들조차도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그다지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8일 와이제이링크 상장에 이르러서는 조금씩 달라지는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와이제이링크는 같은 날 상장한 인스피언에 비해 특별히 더 낫다고 말하기는 힘든 조건을 갖고 상장했음에도 의외의 흐름을 나타냈다. 

당초 공모규모 200억원대였던 인스피언이 가볍다는 장점을 앞세워 상장일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개장 이후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게 돌아갔다. 상장일 2만원으로 개장한 인스피언은 결국 1만5820원으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반면 와이제이링크는 1만2760원으로 개장했음에도 계속해서 주가를 밀어올려 장중 한때 2만4000원까지 상승했고, 결국 2만1800원으로 마감했다.

와이제이링크 역시 IPO 시장이 한참 활황이었을 때에 비하면 부진한 수급이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개장 이후 주가를 강하게 밀어올리는 모습이 관측됐다는 것만으로도 최근 상황과는 구분되는 지점이 있었다. 와이제이링크 상장 다음날인 지난 21일 상장한 루미르 역시 1만40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1만9180원까지 상승했다가 1만4910원으로 마감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흐름을 나타냈다.

결국 이날 상장한 한켐의 경우 공모가 1만8000원 대비 약 80% 상승한 3만2500원에서 시가를 형성하는 등 IPO 시장이 되살아난듯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만 시초가가 너무 높게 형성된 터라 주가는 3만3300원에서 고가를 형성한 뒤 장중 내내 하락해 오후 1시30분 현재 2만7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초가 높낮이에 따라 주가 흐름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은 IPO 종목의 통상적인 특성인 만큼 이날 한켐의 부진한 흐름이 IPO 시장에 대한 기대 자체를 꺾었다고 보긴 힘들다. 특히 10월엔 이날 청약이 마감되는 성우를 비롯해 에이럭스·탑런토탈솔루션·에이치이엠파마·에어레인·토모큐브·더본코리아 등 다수의 기업들이 청약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에 대한 떠들썩한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신규상장시장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기존에 상장된 종목들, 더 나아가 한국 증시 전체가 취약해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5만8000원대까지 밀려버린 상황에서 다수의 투자자들은 이미 '서학개미'로 변신했고, 남은 국내증시 종목들 가운데 그나마 수급상황이 나은 곳은 IPO주라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당일 들어오는 수급이 대부분 단타성 매매라고 가정한다면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신규상장주 투자에 한 층 더 큰 리스크가 생겨난 셈"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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