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미국에도 완패를 당하며 U-17 여자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은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U-17 대표팀은 23일 새벽(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의 CFC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0-5로 졌다. 앞서 1차전 콜롬비아와 1-1 무승부에 이어 스페인과 2차전에서 0-5로 패했던 한국은 1무 2패(승점 1점, 골득실 -10)를 기록해 B조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됐다. 

   
▲ 미국전에 선발 출전한 한국 U-17 여자대표팀 베스트11. /사진=대한축구협회


같은 시각 열린 스페인-콜롬비아 경기에서는 스페인이 2-1로 이겼다.

이로써 B조에서는 스페인(3승, 승점 9점)과 미국(2승 1패, 승점 6점)이 조 1, 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콜롬비아(1무 2패, 승점 1점, 골득실 –3)는 한국과 승점이 같았고 골득실에서 앞서 조 3위를 했지만 역시 탈락했다.

이번 U-17 여자월드컵에는 총 16개 팀이 참가했다. 4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번 U-17 여자월드컵은 16개국 체제로 열리는 마지막 대회로, 2026년 대회부터는 24개국 체제로 확대된다.

김은정 감독은 미국을 맞아 5-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케이시 페어(엔젤시티)가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범예주(광양여고)와 류지해(울산현대고)가 양 날개를 맡았다. 중원에는 김예은(울산현대고)과 김민서(가정여중)가 배치돼 공격을 뒷받침했다. 수비진은 박지유(예성여고)-신성희-노시은(이상 울산현대고)-정하윤(로봇고)-신다인(울산현대고)으로 꾸렸고, 골문은 우수민(포항여전고)이 지켰다.

한국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미국에 선제골을 내주며 초반부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중원에서 한국의 패스 실수로 멜 바르세나스가 볼을 잡았고, 지체 없이 때린 중거리 슛이 골문 상단으로 들어가며 미국이 리드를 잡았다. 전반 10분에는 케네디 풀러가 추가골을 넣어 미국이 2-0으로 앞섰다.

연속 실점하며 분위기에서 밀리자 김은정 감독은 전반 42분 김민서 대신 한국희(울산현대청운중)를 투입해 중원에 변화를 줬다. 케이시 페어와 범예주는 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 수비에 혼란을 주고자 했으나 결정적인 찬스를 엮지 못했다.

   
▲ 케이시 페어가 미국 선수들 사이에 둘러싸여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0-5로 패해 탈락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자 류지해를 백지은(울산현대고)으로 교체해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한국은 실책이 나오며 또 골을 내줬다. 후반 2분 골키퍼 우수민이 길게 처리하려던 볼이 상대 압박에 걸려 굴절되며 위험 지역으로 떨어졌다. 이 볼을 낚아챈 바르세나스가 미국의 3번째 골이자 자신의 2번째 골을 집어넣었다.

3점 차로 벌어졌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5분 케이시 페어와 신다인을 빼고 서민정(경남로봇고)과 임예지(포항여전고)를 투입해 공격에 힘을 실으며 추격 의지를 보였다.

잠시 한국의 공격이 활기를 띠기도 했지만 만회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23분 마리 롱, 후반 42분 메디 파델스키에 잇따라 골을 얻어맞고 5골 차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 후 김은정 감독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많은 실점을 내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0-5 패배와 별개로 기술적으로 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속도에서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면서 "하지만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좀 더 가다듬으면 좋은 기회가 또 올 것이라 믿는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로 눈물 흘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