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재무 부담 완화 목적…연간 4조7000억원 추가 수익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오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4일부터 산업용 고객에 한정해 전력량 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16.1원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 한국전력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164.8원에서 173.3원으로 5.2% 인상된다.

다만 경제 부담, 생활 물가 안정 등을 고려해 주택용과 음식점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한전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판매해 대규모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상태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는 41조 원에 달한다. 

한전은 이번 산업용 전기 인상만으로 전체 요금의 약 5%를 올리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고객은 전체 고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불과하지만 전력 사용량은 53.2%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는 추가 전기 판매 수익은 연간 약 4조7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한전의 재무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겠지만 향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남호 산업부 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담 여력이 많다고 판단한 수출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산업용 중심으로 올렸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때 에너지 가격이 오른 것을 한전이 떠맡았는데 그때 대기업과 국민경제가 빚 진 것을 환원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