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파병 규모 1만900명 추측…식별된 투입 인원은 3000명
보안 강화에도 북한 내부에 파병 소식 퍼져…“주민 동요 감지돼”
北, 美 겨냥 전략적 도발 가능성…“정찰위성 발사 준비 동향 포착”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어로 된  군사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언어 장벽’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 소통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29일 오전 국정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국정감사 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동향을 설명했다. 브리핑은 이성권 정보위원회 여당(국민의힘) 간사와 박선원 야당(더불어민주당) 간사가 맡았다.

이 간사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 간에 병력 이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되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 일부 인원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2024.10.4./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용어 100여 개를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군은 ‘위치로’, ‘포격’, ‘발사’ 이러한 용어들을 교육하고 있지만, 북한군이 이를 어려워한다고 한다. 그래서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할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될 북한군의 규모는 약 1만900명이며, 이미 투입된 것으로 식별된 규모는 3000여 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전선인 쿠르스크에 투입됐다는 첩보가 입수되고 있지만, 실제 투입 여부를 확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했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 파병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간사는 “군대 비밀 누설을 이유로 장교들의 휴대전화를 금지하는 한편, 차출 부대 병사의 입단속을 하고, 파병 군인 가족에게는 훈련을 간다라고 거짓 설명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단속 조치에도 파병 소식이 내부에 퍼지면서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 ‘강제 차출될까 걱정된다’라는 동요도 감지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대선의 TV토론회 전후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됐다. 

박 간사는 “북한이 성능이 진전된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또)북한이 실패했던 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이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장소나 발사대 설치 등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정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우리 정부 또는 군이 전장 모니터링과 북한군을 심문할 인력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간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과거 게릴라 등과는 달리 드론과 같은 현대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모니터링 기능은)‘군사정보와 관련된 절호의 기회다. 우리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검토해 볼만한 가치 있다’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박 간사도 “참관단에 대해서 국정원은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포로나 자진 이탈한 탈북자가 발생할 경우 심문조가 필요할 것이라는 부분에는 원론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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