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국가기관이 처음 주최하는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제가 국회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를 열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희생자 유가족들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각 당의 원내대표 및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사로 희생된 일본인, 호주인의 유가족도 이날 추모제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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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0월 29일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4.10.29./사진=공동취재사진 |
이날 추모제는 국가기관이 주최하는 최초의 이태원 참사 관련 공적 추모제였다. 앞서 지난해에도 국회에서 1주기 추모 행사가 진행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날 국회는 나무 및 가로등 곳곳에 보라색 머플러를 매달았다. 지난 2022년 10월29일 희생당한 159명을 애도하고 유가족 및 생존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의미다.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쯤 전태열 열사의 모친인 고(故) 이소선 여사를 기리며 만들어진 이소선 합창단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유가족 및 국회의원을 비롯한 일부 참석자들은 공연을 지켜보며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는 장면도 목격됐다.
사회를 맡은 전 KBS 아나운서 정세진 씨의 목소리도 목이 멘 나머지 다소 떨렸다. 정 씨는 "보라색 머플러 있으니까 참지 말고 마음껏 울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유가족 및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공연 이후 우원식 의장을 비롯해 각 정당 원내대표들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사를 발표했다. 우 의장은 "(추모제는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위로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결의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족 및 시민들이 있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발했다"며 "희생자 및 생존 피해자들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시간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정부의 무대책, 무능력, 무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고 자리에 있던 한 유가족은 '맞다'고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참사 이후에도 정부의 수습 과정도 너무나 무능했다"며 "책임져야 마땅할 권력은 여전히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말이 나오자 유족들은 또 다시 오열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조위를 놓고 "위원들의 임명은 지체됐고 (정부의) 예산과 인력 지원은 아직 요원하다"며 "특조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회가 온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사 슬픔 앞에 정치적 유불리가 있을 수 없다"며 "참사의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고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 유가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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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주최한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가 열린 10월 29일 행사가 개최된 국회의원회관 표지석 주변 나무에 이태원참사를 상징하는 보라색 머플러가 매달려 있다. 2024.10.29./사진=미디어펜 진현우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우리 아들과 딸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큰 책임을 느낀다"며 "기억의 힘은 강해서 그 기억들이 계속 모여진다면 이런 참사로부터 일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여야 합의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돼 이태원참사 특조위가 출범했다"며 "피해 구제 심의위원회와 추모위원회도 조만간 출범하는데 관련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송기춘 특조위원장은 이날 추모제에서 특조위의 경과 보고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송 위원장은 "특조위가 구성을 마치고 조사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국회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정부 부서가 협조를 해야 한다"며 관련 기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특조위는 그날 밤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사고와 참사가 왜 제대로 대비가 되지 않았는지, 참사의 징후를 알고도 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누구에게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를 밝히고 모든 의문점을 철저하게 밝혀내겠다"며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이 바뀌어야 될지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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