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국내 첫 발생
780여 마리 살처분, 철새도래지 주변 집중 소독
럼피스킨, 백신관리 및 방제 통해 안정화 추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럼피스킨 확산이 채 걷히기도 전에 지난 29일 강원 동해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30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바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30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일 전북 군산 만경강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가 처음 검출된 이후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총 3건 검출됐다. 이는 2024/2025 시즌 들어 가금농장에서는 첫 발생사례다. 

최근 일본에서도 연이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하고 있으며 겨울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만큼 방역관리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수본은 29일 해당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된 즉시 해당농장의 가금 780여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초동방역을 실시했고, 전국 가금농장 및 관련 축산시설(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차량에 대해 30일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했다.

또한 H5형 검출 이후 30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최종 확진됨에 따라, 철새도래지, 가금농장 등에 대한 소독, 점검, 검사 등 방역관리를 강화한다.
 
첫째 발생농장 역학 관련 농장(7호), 축산차량(3대)에 대한 이동제한 및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전국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 및 인근 가금농장, 소규모 농장 주변 등에 가용한 모든 소독 자원(900여 대)을 투입해 매일 소독하고 있다.

또 전국 소규모 가금농장(1328호)의 차단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11월 15일까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철새도래지 등 위험지역 내 소규모 가금농가는 적극적으로 수매·도태를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사전에 지정된 농장별 전담관(2549명)을 활용해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발생상황 및 방역수칙 등을 지속 지도·안내하고 조기 신고 등을 위한 홍보물(리플릿,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등)을 외국인 근로자 등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해 추가 배포한다.

   
▲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현장 모습./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는 최근 확산세에 있는 럼피스킨 방역관리에도 총력을 기하고 있다. 럼피스킨은 지난해 10월 19일 국내에서 첫 발생해 11월 20일까지 총 107건 발생했으며, 올해는 4월부터 고위험지역 중심의 단계적 백신접종, 주요 항만 등의 매개곤충 방제 등 방역관리를 추진하여 8월 경기 안성 한우농장에서 첫 발생 이후 12주차인 10월 30일 기준 총 17건이 발생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백신접종·관리 등에도 불구하고 임신말기 어미소, 갓 태어난 송아지 등 일부 백신접종이 누락된 개체에서 산발적으로 럼피스킨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백신접종 관리 강화를 위해 축산물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한 백신접종 누락개체 확인 및 추가 접종을 실시하고 소 거래 시 백신접종 증명서 휴대를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침파리, 모기 등 매개곤충으로 인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산 사료원료를 수입하는 사료제조업체와 가축시장에 대한 매개곤충 방제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농장 내 매개곤충 활동이 관찰되고 있고 바이러스 잠복기(4~14일) 등을 감안할 때 11월까지는 산발적 발생이 예상되나, 향후 기온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럼피스킨의 주요 전파요인인 매개곤충의 활동성이 저하돼 럼피스킨 발생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게 중수본의 예상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럼피스킨은 발생초기에 발생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지만 11월부터 발생빈도가 점차 낮아졌다. 

현재 럼피스킨 발생 시 발생농장에서 사육 중인 모든 소를 정밀검사해 양성인 개체만을 살처분하고 있으며, 올해 살처분 마릿수는 166마리(한우 151, 젖소 15)로 지난해 6455마리보다 적은 상황이다. 

김종구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백신접종이 소홀한 농장 중심으로 럼피스킨이 산발적으로 발생한 가능성이 높다”며 “소 사육 농가들은 새로 태어난 송아지 등은 적시에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주변 사육환경을 청결히 해 매개곤충의 서식밀도를 낮춰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올해 백신 미접종 지역은 매개곤충 방제 등 럼피스킨 방역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곧 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험은 더욱 증가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가금농가들은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의심증상 발견 시 즉시 방역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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