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한미 SCM 공동성명에서 9년만에 비핵화 표현 사라져 논란
블링컨 취재진 질문에 “한반도 비핵화”…‘NPT 의무’ 재차 강조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담에서 양측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1일 워싱턴에서 한미 2+2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먼저 “양측은 양국의 안보 파트너십의 기반이 되는 공동의 비전, 공통의 가치,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한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면서 “양측은 한미의 흔들림 없는 결의가 가장 강력한 억제력임을 확인했고, 어떤 도발 상황에서도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공약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동맹에 대한 한미 공동 의지의 실질적인 상징이며,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반도 내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대한민국의 방위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국 장관들은 동맹의 억제 태세를 증진하기로 약속했고, 연합연습 및 훈련을 통해 공동의 역내·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측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공약뿐 아니라 국제비확산체제의 초석인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에 대한 오랜 공약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지속 추구 등 북한의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이 불안정 조성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지속되는 불법적 무기 이전, 북한병력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 간 군사협력 심화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했다”고 덧붙였다.

   
▲ 한국 김용현(왼쪽부터)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울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31./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양측은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간 연계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여타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양 지역에서의 안보, 평화, 번영을 증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국제사회 안보와 번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미 국방부에서 있었던 양국 국방장관의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선 ‘비핵화’ 표현이 사라져 논란이 됐다. SCM 공동성명에 비핵화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하지만 다음날 한미 2+2회의 공동성명에선 비핵화 공약이 부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미국 장관들이 비핵화를 언급할 때 표현에서 미묘한 차이가 나면서 인식차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 후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조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했으며, 김 장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전날 SCM 공동기자회견 이후 취재진의 ‘비핵화를 위해 관여할 계획인 있나’란 질문에 “저희의 정책은 유지된다. 그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답했다. 

한국측이 ‘북한의 비핵화’라고 강조했지만 미국측은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최근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2+2회의 공동성명에 ‘NPT 의무’가 재차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