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녹취록 공세 수위 올리자 친윤-비윤 동상이몽 심화
친윤 “당이 대응해야” vs 비윤 “대통령이 사과 결단”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국민의힘에 공멸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친윤계는 해당 녹취록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라며 윤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하지만 비윤계는 대통령실과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불협화음이 포착되고 있어 여당이 내전으로 인해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이 명씨와의 통화에서 지난 재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친윤계는 당시 대통령의 신분이 당선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옹호했다. 특히 통화 녹취록이 짜깁기 됐다는 주장부터, 당선인 신분일 경우 공천 개입 등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나아가 친윤계는 비판의 화살을 한동훈 대표로 전가하고 있다. 한 대표가 녹취록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그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당이 녹취록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역량 부족’이라고도 꼬집었다. 

이상규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SNS를 통해 “여당은 아무런 대응도 안 하고 있고, 당대표는 어딘가 숨어 신나게 관전하는 듯하다. 여당은 정부와 형제다. 어머니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 어머니의 원수가 큰 형을 죽이려고 하는데 동생은 유산을 물려받을 것이라 믿고 방구석에서 '키득'대며 28인의 간신들과 파티를 벌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비윤계에서는 녹취록 문제는 윤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반발 중이다. 또 당이 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실이 먼저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 재선의원은 미디어펜과의 만남에서 “대통령실이 당정관계를 올바르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대통령실은 본인들의 길을 갈 테니 당은 따라오면서 수습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대통령실이 당을 곤궁에 빠트리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오는 1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계기로 ‘민주당 위기설’을 부각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했다며 쓴소리를 더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지난 31일 SNS를 통해 “오늘 아침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는데 명태균 녹취록이 공개돼 버렸다. 허탈하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되풀이돼야 하나 자괴감과 수치심으로 하루종일 힘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일 민주당이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기로 탄핵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국민의힘 내 불협화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안철수 의원은 3일 SNS를 통해 “김여사 리스크를 매듭 짓지 않고 국정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기조 대전환을 결단해야한다”라며 사태 수습을 위해 대통령이 쇄신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친윤계와 손절하려는 비윤계의 ‘동상이몽’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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