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가치 저버렸다는 개혁·진보 진영 비판 아프게 받아들여"
김 여사 '주가조작' 무혐의 놓고 "불공정·불투명한 시장 광고한 것"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논란을 빚어왔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폐지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 진영을 향해 "원칙과 가치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주식투자자 1500만명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정부·여당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의원총회를 통해 금투세 관련 결론을 위임하기로 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리는 당연하다"며 "열심히 땀 흘려 번 근로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하는데 자본소득을 과세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제도를 고민했지만 도저히 현재 대한민국 증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위험성, 취약성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금투세 폐지 의사를 밝혔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는 "주가 하락의 주원인은 정부 정책에 있다"며 "지금의 증시 위기를 들여다보면 다 정부·여당 때문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단 의혹을 받았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을 두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는 힘만 세면 주가조작해도 처벌 안 받는다'. '매우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시장'이라고 광고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대주주가 지배권한을 남용해 물적 분할 또는 전환사채 등을 발행해 알맹이만 쏙 빼먹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엉터리 제도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문제를 유예하거나 개선 후 시행하겠다고 하면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며 "아쉽지만 주식시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여당 정책에 동의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과 관련해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예산권을 적극 활용해 예산안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예산은 우리 국민의 최소한의 삶을 지키는 안전장치인데 윤석열 정권은 초부자 감세에만 매달려서 민생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서민들에 대한 재량지출 예산은 대폭 줄여놓고 뻔뻔하게 특별활동비나 업무추진비를 증액하고 있는 정부 태도가 우리 국민들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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