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1조원 대까지 감소했지만,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6조원 내외로 확대됐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압박에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수요가 상호금융과 보험‧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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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1조원 대까지 감소했지만,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6조원 내외로 확대됐다./사진=김상문 기자 |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당국은 2금융권에도 은행권과 같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제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또 대출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 812억원으로 전월(730조 9671억원)과 비교해 1조 114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6조원 늘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8월 9조 8000억원 확대되며 3년 1개월 사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9월 증가액은 5조 2000억원으로 축소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을 옥죄자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기준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말 대비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1월 약 3조원 증가 폭을 기록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특히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 중 절반가량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견인했다. 상호금융권은 집단대출(중도금‧자금대출 등)과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면서 증가폭이 1조원 넘게 증가했고, 이 밖에 카드론 5000억원대, 보험사 약관 대출 등에서 3000억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오는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2금융권의 가계대출 급증세와 관련한 추가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2금융권에도 은행권처럼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미 연초마다 당국에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제출하고,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제재를 받는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 스트레스 DSR 금리를 현행 0.75%포인트(p)에서 1.2%p로 상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스트레스 DSR 금리를 올리면 대출한도를 정할 때 가산금리가 부과돼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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