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교체 아웃 지시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낸 데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독과 동료는 손흥민을 감싸주고 있는데, 예전 토트넘에서 뛰었던 선배는 손흥민의 행동을 공개 저격했다.
토트넘은 지난 3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홈 경기에서 4-1 역전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손흥민의 부상 복귀전으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허벅지(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린 손흥민은 토트넘의 3경기에 연속 결장하다가 보름만에 복귀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4분 브레넌 존슨의 동점골에 날카로운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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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아스톤 빌라전에서 이른 교체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이 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스포츠 바이블 공식 SNS |
그런데 후반 11분 안제 포스테코글로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히샬리송을 교체 투입했다. 손흥민은 약 56분밖에 뛰지 않았는데 이른 교체에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내가 교체되는 거 맞냐'는 제스처를 취했다. 교체돼 나오면서 격려해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앞에서 굳은 표정이었다. 벤치에 앉아서는 화가 풀리지 않는 듯 짜증스런 표정으로 거친 말을 내뱉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평소의 손흥민에게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에 교체에 불만을 터뜨린 것은 이후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일단, 손흥민이 화를 낸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3경기를 결장하고 복귀해 귀중한 동점골을 어시스트했고, 이 도움을 계기로 몸이 풀린 듯 이후 몸놀림이 더욱 민첩해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충분히 더 뛸 수 있고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데, 아직 경기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교체 지시는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교체 지시를 내린 감독은 손흥민의 이런 행동을 개의치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이른 교체는 부상 재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사전 예방 조치였고, 55~60분정도만 뛰게 하고 교체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교체에 불만을 표출한 데 대해서는 "교체되는 것을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게 놀랄 일이다. 그와 상의(교체 시점을 사전에 알리는 것)할 필요는 없었다"고 손흥민을 감싸면서 "전체적인 그림이 더 중요했다"며 팀 승리를 위한 경기 운영을 강조했다.
토트넘 동료인 데얀 쿨루셉스키는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환하게 웃고 매우 행복해 했다"고 경기 후 라커룸 분위기를 전하면서 "손흥민은 후반에 매우 잘 뛰었고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 그렇기에 교체에 대한 실망감을 이해할 수 있다. 몸 상태 때문에 더 뛰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을 것이다. 부상을 당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 계속 있는 것"이라고 손흥민의 심정을 옹호했다.
손흥민이 교체 직후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지만, 일시적으로 화를 냈을 뿐이며, 그런 상황은 선수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동료 쿨루셉스키가 대변해준 것이다.
이런 팀 내 분위기와는 달리 손흥민의 행동을 비판하는 시각도 물론 있다. 현지 매체들이 손흥민의 이번 행동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기본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토트넘 선배이자 축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레드냅은 공개적으로 손흥민의 행동을 지적했다. 프리미어리그 여러 팀에서 활약했고 2002~2005년 토트넘에서 뛰기도 했던 레드냅은 스카이스포츠 패널로 나서 "솔직히 나는 (손흥민의) 그런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좀 불편했다"면서 "히샬리송이 교체 투입된 이후 손흥민의 위치에서 득점을 이끌어냈다(도미닉 솔란케 골에 도움 기록). 손흥민의 교체 후 행동을 보는 것은 불편했다"고 손흥민의 불만 표출을 직격했다.
부상 복귀전에서 이처럼 논란을 부른 강한 불만 표출을 한 손흥민이지만 단순한 해프닝으로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8일 새벽 칼라타사라이와 유로파리그, 10일 밤 입스위치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연이어 치르는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스톤 빌라전에서 손흥민 대신 교체 투입됐던 히샬리송이 허벅지 부상으로 중도 교체돼 토트넘 공격 자원에 또 구멍이 생겼다. 손흥민은 더 많은 시간을 소화하면서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손흥민이 교체 지시에 화를 냈던 것은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는 사실을 팬들은 잘 알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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