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기자] 우리나라 물류기업 대부분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물류전문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전경련회과 컨퍼런스센터에서 ‘2015년 제5회 경쟁력강화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내 물류산업 현황 파악과 물류정책에 대한 개선방향이 논의됐다.
발표자로 나선 양창호 교수는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업 규모의 영세성을 들었다. 전체 물류산업에서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수 기준 99.9%로 가장 높은데, 평균 매출은 7500만원으로 대기업 5310억 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물류기업과 비교해도 국내 상위 8개사의 매출이 글로벌 기업 평균 대비 9.3%에 불과하고, 수준 시설·장비투자 규모도 5.8% 수준에 그쳤다. 사업범위도 운송부문은 단순위탁서비스, 보관·재고관리 부문은 단순 임대만 수행하는 등 영역이 넓지 않은데다, 인력도 전문인력 보다 단순 노동인력 중심으로 노동생산성도 낮은 편이다.
양 교수는 비효율적 물류 체계도 전문 물류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제3자 물류서비스 제공자인 물류전문기업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대기업들은 통제가능한 자회사에 물류기능을 넘겨 관리하게 하는 2자 물류 체계를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독립적인 제3자 물류서비스 시장의 성장기반이 없고, 물류 표준화·공동화, 공급사슬관리(SCM) 솔루션도 미흡한 실정이다.
양 교수는 정부가 2013년 물류산업 선진화 방안과 2014년 7대 서비스산업 활성화 정책을 통해 물류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예산확보나 규제완화 등 구체적인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단순히 물류인프라 확충개선을 통한 물류비 절감을 추구하기 보다는 화주기업에 대한 물류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목표가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물류기업과 상생 대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통해 전문 물류시장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물류전문기업으로 육성가능한 3자 물류기업과 거래하는 대기업에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 교수는 이밖에도 △수도권에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을 제한하는 수도권규제 완화, △기능·규모별 다양한 물류단지 개발, △물류인력 데이터베이스·해외물류시장 정보망 구축 등을 개선점으로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