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차 판매량 전년비 45.7% 감소…연간 판매 10만대 안될듯
경차 수요, 소형차가 흡수·경차 신차 부재·대형차 선호 흐름 영향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캠핑 등 야외 활동 인구 증가 영향으로 중대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중·대형 모델 위주로 신차가 늘어나면서 경차의 입지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현재 흐름대로 간다면 올해 연간 경차 판매량은 10만 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서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차급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차 판매만 감소세를 기록했다. 1~10월 누적 판매량도 6개 차급 중 유일하게 10만 대를 넘기지 못했다. 전월 경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7% 급감한 5838대로 집계됐다. 지난 9월(6059대) 대비로는 3.6% 줄었다. 

올해 1∼10월 누적 경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10만2485대) 대비 18.2% 감소한 8만3883대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경차 판매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1월은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한 1만300대를 판매했지만 2월과 3월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9%·10.3% 줄었다. 

   
▲ The 2025 레이 EV_어드벤쳐러스 그린./사진=기아 제공


지난 4월에는 995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3.5% 회복했지만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가장 큰 폭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월별 판매량은 △5월 8984대·15.4%↓△6월 7814대·29.1%↓ △7월 9541대·3.7%↓ △8월 8113대·21.1%↓ △9월 6059대·39.1%↓로 집계됐다.

경기 불황에 경차가 잘 팔린다는 공식은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소형부터 대형까지 경차를 제외한 차급들이 모두 잘 팔리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경기불황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또 캠핑 등 야외활동으로 인한 큰 차 수요가 커진 것도 경차 수요 감소를 부추겼다. 

그 중에서도 소형차의 판매가 늘어난 것은 경차 대비 종류가 다양하고 큰 차 선호 경향이 강해지면서 소형차가 경차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캐스퍼에 기반한 전기차 '캐스퍼EV'의 크기가 커져 소형차로 분류된 것도 경차 판매량이 감소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소형차는 전년 동기 대비 17.2% 늘어난 1만6162대가 판매됐고, 준중형차는 14.9% 증가한 2만9992대, 중형차는 11.4% 늘어난 4만4431대가 팔렸다. 준대형차(1만8931대)와 대형차(1만2448대)도 각각 7.7%, 0.6% 증가했다.

큰 차 선호현상에 경차 신차 부재 등으로 경차 연간 판매 대수도 2021년 이후 3년 만에 10만 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경차 판매량은 지난 2012년 21만6221대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해 2021년에는 9만8781대까지 떨어졌다. 2022년에는 현대차의 첫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캐스퍼 출시에 힘입어 13만4294대까지 판매량이 늘었고, 지난해에는 레이EV가 출시로 연간 판매량은 12만4080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기에는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당연한 공식이었는데 요즘은 그 흐름이 깨지는 모양새"라면서 "완성차 업계가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신차를 출시하는 데다 경차 수요를 소형차가 일부 흡수하면서 경차 판매량이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거나 소형차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춘 경차가 나오지 않는 이상 지금 같은 흐름은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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