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담화·회견 국민 눈높이 맞출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 공존”
정치권 “윤 대통령 의혹 해소 못하면 국정주도권 확보 어려워”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하루 전인 6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사태를 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설화’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중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전 상황을 최종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점검이 이뤄졌다. 이를 위해 한 대표는 5선과 6선, 3선과 4선 중진 간담회를 각 1회씩 진행하고 중진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전 촉각을 곤두세운 것은 역풍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이 발생하자 지난 2월 KBS신년대담을 통해 사태 진화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윤 대통령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보다 ‘(김 여사가)박절하지 못했다’라며 변명과 옹호에 주력해 비판을 받았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리는 3-4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로 향하고 있다. 2024.11.6/사진=연합뉴스
 

이는 윤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 해명으로 논란을 종결시키기보다 오히려 반발심만 부추긴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대국민 담화 또한 윤 대통령의 ‘전례’ 탓에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거나, 4대 개혁만을 강조한 것이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윤 대통령의 해명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여전히 고민거리로 여겨진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인 8일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명씨는 검찰에 출석한다. 명씨가 검찰에서 윤 대통령의 해명과 상반된 사실을 밝힐 경우 대국민 담화를 통한 국면 전환 시도는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윤 대통령은 대선 경선 당시까지 명씨와 연락을 했다고 해명했으나, 당선인 신분에서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어 상반된 사실이 추가로 폭로될 경우 반발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대통령실이 이전과 달리 전향적인 자세로 대국민 담화에 임하고 있다는 점은 국민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국민 담화는 앞선 대담과 달리 ‘끝장 회견’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의제와 시간을 제약하지 않는 등 제기된 의혹들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대통령실이 과거와 달리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한 것으로 해석돼 변명을 대신해 인적쇄신, 개각, 국정기조 전환 등을 결단하고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중진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내일 담화와 관련해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하는 자리였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와 회견이 될 것인가 하는 우려와 그 수준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함께하는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7일 윤 대통령의 해명이 최종적으로 모든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해명과 다른 사실이 발생한다면 여권이 상황을 회복하고 국정 주도권을 잡는 것은 더 이상 쉽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회견은)국민의 눈높이에 전념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명품 가방뿐만 아니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법적인 책임만 물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만약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기자회견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