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의 진정한 황금시대(golden age)를 열겠다. 미국을 우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겠다.” 미국의 47대 대통령에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짓고 내놓은 일성이다. 당초 초박빙으로 예상됐던 7대 경합주 모두에서 트럼프가 승리해 예상밖 압승이라고 평가받는 이번 대선의 열쇠는 ‘여성’보다 ‘경제’였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은 7일 오전 현재 트럼프가 전체 536명의 선거인단 중 292명을 확보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잡은 데 이어 최대 승부처로 꼽히던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19명)에서 승리하면서 ‘매직 넘버’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또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도 승리했으며, 네바다와 애리조나주에서도 승리가 유력하다.
당초 대다수의 사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가 7개 경합주 모두에서 지지율 1%포인트 내외의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망했지만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그가 7개의 경합주에서 최종 승리를 확정하면 1984년 대선 이후 40년 만에 7대 경합주를 석권한 대통령이 됐다.
결국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3개주의 높은 물가 및 실업률이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내고 있는 해리스의 패배 원인이 됐다. AP통신 등은 남부의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에선 바이든 정부 이후 늘어난 불법 이민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유권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오전 2시 24분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컨벤션센터 무대에 올라 지지층을 상대로 승리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다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속도감 있게 공약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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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승리에 대해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승리”라며 “미국의 진정한 황금시대를 열겠다. 미국을 우선시하는 데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암살 시도를 모면한 것을 언급하며 “신(神)이 나의 생명을 구한 이유는 조국을 구하고 미국을 위대하게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 사명을 함께 완수할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가 쉽지 않겠지만 내 영혼의 모든 에너지와 정신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 역사에서 본적 없는 역사적인 정치적 재편이다. 노조원과 비노조원, 흑인과 라틴계·아시아계·아랍계 등 미국 구석구석에서 상식을 갖춘 미국인들이 통합돼 가장 크고 넓은 정치적 연합을 구축했다”면서 경합주에서 대승을 거둔 의미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역사상 전례 없는 위대한 정치적 승리”라며 “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이다. 미국을 치유하고 이 나라의 모든 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국경과 안보 강력하고 힘이 있는 군대를 원한다. 국경을 굳게 닫을 것이고, 사람들이 미국에 올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합법적인 방식으로 와야 할 것”이라면서 “분열로 점철된 지난 4년을 뒤로 하고 미국을 다시 강하게, 번영하게, 위대하게 만들 시간이다. 이 고귀하고 정의로운 여정에 여러분이 모두 동참해주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은 대선과 같은 날인 5일 치러진 상·하원선거에서도 4년 만에 상원 다수당을 탈환했다. 하원 다수당 유지도 유력하다. 공화당이 대선 승리는 물론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해온 관세 인상,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등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임기초부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그런 만큼 트럼프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한다면 한미동맹이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여기에 북미대화 재개와 주한미군 철수 및 측소 등이 맞물려 돌아갈 경우 한반도 정세에도 격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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