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했지만 여권 내 평가는 엇갈렸다. 친윤계는 윤 대통령이 충분하고 진솔하게 사과를 했다고 평가한 반면, 친한계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고 혹평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사과와 해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계파 간 동상이몽만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록 논란 등을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해명에 앞서 담화 시작 3분 만에 고개를 숙이고 국민께 사과했다. 부정 의혹에 휩싸여 국민께 염려와 우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취지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주제와 시간에 제안이 없는 끝장 기자회견으로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정면 돌파를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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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어진 회견에서 사과 대상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거나,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대통령이 잘 되라고 하는 것까지 국정 농단화 하는 것은 우리 정치에 맞지 않다", "(김건희) 특검은 삼권분립에 위반된다"는 등 김 여사를 위한 변명과 옹호에 주력하면서 국민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친한계와 친윤계는 각각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친한계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다들 충격을 받았다. 할 말을 없게 만들어버렸다. 참 당황스럽다. 대답이 없는 게 대답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고 혹평했다. 또 다른 친한계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하늘이 노랗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국정운영이)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표현할 말이 없다"라고 말을 줄였다.
익명을 요구한 친한계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이번 담화를)점수로 따지자면 절반을 겨우 넘길 것 같다. 대통령께서 사과를 하셨지만 무엇에 대해 누구를 위해 사과를 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도 7일 저녁 MBC라디오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담화였다. 진솔한 답변을 기대했는데 그런 답변은 안 나왔다. 마치 등 떠밀려 기자회견을 한 느낌이었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반면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옹호하는 분위기다.
추경호 원내대표부터 이번 담화에 대해 입장문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께서 여러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하셨다. 또 국정쇄신의 뜻을 강력하게 피력하셨다. 대체적으로 의원들의 평가도 나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상범 의원도 "(대통령께서)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하셨다"라고 밝혔으며, 친윤계 핵심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담화를 좋게 평가한다"라고 짧게 답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국면전환을 위한 단일대오가 구축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상은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김여사 특검법에 이탈표가 발생하거나, 독소조항을 배제한 새로운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회담을 통해 전반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하셨지만, 변명과 책임회피가 계속됐다. 지지율 하락을 막거나 국민 분노감을 낮출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권이 추진하는 특검법에 이탈표가 발생하거나, 독소조항을 뺀 특검법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방선거나 대선 전 김 여사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선거가 '폭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많아질 수 있고, 결국에는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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