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달성 시점까지’ 한시적 조건부 제시…“긴밀한 협의 시작해야”
하경석 “트럼프측, 대중국 전략에 도움된다고 판단하면 가능하다고 생각”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인태전략 발전하면 한미동맹·주한미군 흔들지 못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유성옥 이사장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 간 핵군축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미국 전술핵무기 재배치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8일 안보전략연구원과 화정평화재단이 공동주최한 학술회의에서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른 도전과제와 대응 방향’ 주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미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 비핵화 달성 시점까지’란 한시적인 조건부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우리의 외교안보정책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분명한 원칙과 목표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면서 ▲한미동맹 강화 ▲자강 ▲북한의 비핵화를 꼽았다.

이어 “하이브리드 시대를 맞아 한미동맹과 우리의 자체 핵능력 구비 문제는 서로 상충되는 사안이 아니라 상호 병행할 수 있다. 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발상으로 외교안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부터라도 이 노력을 바로 진행해야 한다. 미측을 설득하는데 있어선 자유민주주의 국가 진영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하고,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와 가장 근접한 이해를 갖고 있는 일본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도 중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2018.6.12./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유 이사장은 “트럼프의 귀환이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미 트럼프 1기 정부를 경험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맞게 될 도전과제들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어제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의 뛰어난 선박 제조 및 수리 기술에 대한 한미 간 협력의사를 적극 전달한 것을 볼 때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보다 원활한 한미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 시기와 윤석열정부의 집권 후반기 시작이 시기적으로 거의 맞아떨어진다. 우리정부도 심기일전해 제2의 정부 출범이란 각오로 외교·안보·통상정책 전반을 새롭게 재정비해나가야하겠다”며 “기브 앤 테이크 식의 거래외교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성향에 맞게 미측이 필요로 하는 점을 충족시키는 협력 분야를 지속 발굴하고 이를 적극 제안해 한미협력의 장을 보다 확장시켜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하경석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그동안 수차례 미국 출장을 통해 ‘트럼프 진영’ 인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결과 트럼프 차기 대통령 임기 동안 우리가 획득할 수 있는 기회요인은 전술핵 재배치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대중국 전략에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트럼프 진영에서 판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 연구위원은 한미일 3국 협력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진영에선 바이든 행정부 이전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체계’의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우리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한미일 협력 강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이것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인상을 준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을 흔들 생각이 없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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