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10일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기 위한 시도가 속속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을 놓고 야권 내부의 첨예한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내부에서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 방법을 놓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
|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지난 11월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9./사진=연합뉴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임기 '반납'의 시간이 왔다"며 "모두 행복한 길은 딱 하나뿐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통령다운 면모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 성격의 '탄핵다방'을 열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대국민잡담'이라고 표현하며 "탄핵 사유를 스스로 요점 정리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서 "내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다"면서도 "이제 국민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두 글자'는 탄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야권 내부에서 탄핵에 대한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분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의 경우도 여론전을 통해 성공시킨 사례가 있는 만큼 야권은 향후 장외집회를 이어가며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임기 단축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핵은 사실상의 '헌정 중단'을 의미하는 만큼 중도층을 중심으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야권 일각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헌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및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시민사회 원로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를 출범했다.
이들은 "국민투표로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는 국민주권 시대를 만들겠다"며 "국민적 지지와 다양한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시민혁명을 완성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임기 단축 개헌을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윤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해 오는 2025년 5월9일로 조정하자는 내용이 있다. 윤 대통령의 임기를 1년만 단축해 오는 2026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도 함께 나온다.
앞서 언급한 탄핵 및 임기 단축 개헌의 최대 관건은 여당의 협조 여부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무기명 투표를 통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즉, 최소 국회의원 151명 이상이 동의한 탄핵소추안 발의가 있어야 하고 의원 200명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모든 야당의 찬성표와 국민의힘 일부 의원의 이탈표가 요구되는 것이다.
임기 단축 개헌을 국민투표 역시 국민의힘 의원 8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앞서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는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居所)가 없는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국민투표법이 헌법이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국회에서 개정 국민투표법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 상황에서 개헌을 국민투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총 3건의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하지만 모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된 것으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있다.
|
|
|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등 야당 일부 의원들과 시민사회 원로들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8./사진=연합뉴스 |
이 때문에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재의결 절차를 감안하면 국민투표법 개정에도 야권 전체의 동의와 여권 일부 의원들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실에서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은 모두 가능성은 작다"며 "윤 대통령 퇴진을 끝까지 몰아붙여 사실상 '식물 정권'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설사 윤 대통령의 임기가 단축된다고 해도 이후 대통령제 개헌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며 "결국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반전시키기 위해 국민의 우호적 여론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