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문제는 비단 단일 종목의 이슈로 끝나지 않는다. 홀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종목 특성상, 지금 같은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는 한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최근 들어 테슬라·비트코인 등 나라 밖 시장 상황이 폭주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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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하락세가 연일 지속되며 국내 증시 전체의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유의미한 반등 없이 계속 해서 아래 쪽으로 내리꽂고 있는 주가는 이날 오전 현재 5만4000원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어제인 지난 11일부터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흐름이 오늘까지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거의 7년 전 주가로 미끄러진 것이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최근의 흐름은 심상치 않다. 월봉차트 기준으로 72개월 이동평균선이 현재 아래로 뚫려 있는 상태다. 2015년이나 2022년 하락장 때도 삼성전자 주가가 잠시 72개월선을 하회한 적은 있다. 그러나 차트의 몸통 전체가 72개월선 밑으로 강하게 뚫려 있는 모습은 사실상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나오는 흐름이다. 누구도 지금의 하락에 대해 쉽사리 '바닥'을 논하지 못하는 이유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하락이 단순히 개별 종목의 침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혼자서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0%를 감당하고 있는 특성을 감안했을 때 최근 국내 증시의 침체는 삼성전자의 반전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삼성전자와 관계돼 있는 밸류체인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고까지 가정하면 코스닥으로까지 여파가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 매도의 최전선에는 외국인들이 존재한다. 외인들은 지난 9월3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33거래일간 삼성전자를 던졌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궤적과 거의 일치한다. 이들은 10월28일과 29일 단 이틀에 걸쳐 각각 89억원, 91억원을 순매수했을 뿐 또 다시 순매도 퍼레이드를 시작해 9거래일간 약 1조45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던지고 있다.
대외 변수까지 고려한다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 중인 반도체 지원법이 폐기되고 미국의 반도체 관세 도입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 우리 정치권의 반도체 지원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주가가 이 정도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데도 강력하게 '매수'를 외치는 리포트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과거와는 미묘하게 달라진 뉘앙스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모멘텀으로 한 반전이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향후 탄력적인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은 파운드리 대형 수주 및 기술 경쟁력 제고, 주요 고객사향 HBM3E 12단 공급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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