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바짝 조이면서 그동안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해왔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었다.
다만 대출수요가 은행권에서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은 한 달 만에 다시 확대됐다. 당국은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제출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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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바짝 조이면서 그동안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해왔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었다./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꺾이는 듯 보였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달 다시 확대됐다. 은행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크게 줄었지만,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면서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2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6000억원 증가하며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6월 4조2000억원에서 7월 5조2000억원, 8월 9조7000억원까지 늘었다가 9월 5조3000억원 증가에 그치며 증가폭이 큰 폭으로 줄었다.
당국의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과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증가폭이 꺾인 것이다. 그러나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돈줄이 막힌 수요자들이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한 달 만에 재차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총 3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정책성 대출은 전월(2조1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지만, 은행권 대출관리 강화에 따라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5000억원 증가하며 전월(4조원) 대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3000억)보다 증가세가 크게 두드러졌다. 특히 주담대가 1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7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기타대출은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를 중심으로 전월 1조원 감소에서 8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데 대해 경계심을 갖는 한편 특히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2금융권에 올해 남은 두 달간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경영계획을 제출받아 관리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이미 연초마다 당국에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제출하고,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제재를 받는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지난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과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올해 남은 기간뿐 아니라 당분간은 자율적인 관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크다”면서 “최근 들어 보험계약대출이나 카드론 등 서민·취약계층의 급전수요와 관련된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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