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대우건설이 18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뉴스테이 사업 지분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유동성 강화를 위해서인데 최근 건설사들이 건설경기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벌여놓은 사업 지분 처분은 물론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모으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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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사들이 사업 지분이나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힘쓰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대우건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보유 주식 225만주 중 1800억 원어치인 180만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 위치한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의 시행사다. 2015년 대우건설과 코람코자산신탁이 출자해 부동산 리츠로 설립했다.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는 박근혜 정부 시절 시작된 뉴스테이 정책으로 지어졌다. 뉴스테이는 준공 후 8년간 임대주택으로 활용된 뒤 분양으로 전환된다. 이후 공공지원 민간임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2018년 2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는 2026년 2월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전체 1135가구의 대단지인만큼 분양 시 시행사는 물론 시행사에 투자하고 시공도 한 대우건설의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10월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분양전환으로 대우건설이 얻을 추정이익을 4817억 원(당시 KB부동산 시세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1800억 원의 2.5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같은 미래 분양수익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이 주식을 매각한 이유는 당장 현금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실제 대우건설은 주식처분 목적에 대해 '유동성 강화'라고 공시에 명시했다. 1800억 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대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9490억 원의 약 19%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악화된 지금은 현금유동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건설사로서는 최대한 현금을 확보해 금리 변화 등 앞으로의 변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와 올해 침체된 건설경기는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1일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이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점진적 하락하고 금리인하로 내수는 일부 개선되지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투자가 역성장하고 수출이 축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뉴스테이 사업 지분뿐만 아니라 자회사도 매각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금 확보에 힘쓰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최근 인천 서창 꿈에그린, 수원 권선 꿈에그린 등 뉴스테이 사업 지분을 일부 매각한 바 있다. 다만 정확한 매각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GS건설은 GS엘리베이터 지분 매각(66억 원)에 관한 주식매개계약을 체결했고 스페인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매각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자신들이 보유한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어센드 엘리먼츠 지분 전체를 9823만 달러(약 13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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