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 건과 관련, "금감원 조사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14일 피력했다.

   
▲ 이복현 금감원장이 14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금감원과 금융권, 서울·부산시가 공동 주최한 한국투자설명회 자리에서 발언 중인 모습./사진=금융감독원


이 원장은 이날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금감원과 금융권, 서울·부산시가 공동 주최한 한국투자설명회를 마친 뒤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불공정 거래 우려와 관련해 이미 조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향후 단계별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뭘 끝내는 것은 좀 매우 부적절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오전 임시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고 밝힌 뒤 주가가 14% 급락했다. 이날 주가가 다시 8.66% 반등하긴 했지만 전일 급락분을 만회할 정도까지는 상승하지 못했다.

이 원장은 "조사나 검사는 지금 상황에서는 (유상증자 철회와는) 별개로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증권사 검사는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고 있지만 그것이 특정 거래 불법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해 위법행위를 살펴보는 중이다. 이어 지난 4일에는 KB증권 현장검사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조사·검사 대상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불법행위 의혹 등을 균형감 있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치는 시장의 신뢰와 주주들의 이익침해"라고 힘줘 말했다.

이 원장은 내년 3월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와 관련해서도 이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가동되면, 불법 공매도는 상당 수준 통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현재 검사나 조사 대상이 한 것과 같은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트럼프 쇼크'가 계속되면서 원화 가치와 국내 주가지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단순히 관세가 높아져서 무역이 나빠지는 것도 있지만, 배터리나 반도체 산업 등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던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주 이 재료들이 소화가 된 이후 어떻게 될지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다들 트럼프 2기 정책의 드라이브가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변수인데, 그런 의미에서 좀 경각심을 갖고 가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상장폐지 절차 간소화와 관련해서 "새로운 물이 들어오려면 고인 물이 빠져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신규상장도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고, 퇴출은 더 느리다"면서 "구조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일로, 연내 유의미한 제도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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