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외국계은행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3분기 실적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일찌감치 소매금융을 철수한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의 호조세에 힘입어 누계 실적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한 반면, SC제일은행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 일회성비용이 여전히 발목을 잡으면서 두 자릿수의 실적 후퇴를 맛봤다.
15일 양사에 따르면 두 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합계는 535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5652억원 대비 약 5.3% 줄었다. SC제일은행이 267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3132억원 대비 약 14.5% 급감한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2520억원에서 2678억원으로 약 6.3% 성장했다.
|
|
|
▲ 외국계은행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3분기 실적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일찌감치 소매금융을 철수한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의 호조세에 힘입어 누계 실적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한 반면, SC제일은행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 일회성비용이 여전히 발목을 잡으면서 두 자릿수의 실적 후퇴를 맛봤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국씨티은행 제공 |
3분기(7~9월) 양사 순이익 합계는 1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1783억원 대비 약 12.3% 후퇴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올 3분기 92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743억원 대비 약 24.8% 급증한 반면, SC제일은행은 전년 동기 1040억원 대비 약 38.8% 급감한 637억원에 그쳤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을 철수한 한국씨티은행을 크게 앞질렀다. 더욱이 두 은행은 상반기까지 나란히 실적 부진을 겪었는데, 기업금융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 한국씨티은행이 2분기부터 본격 반등에 성공하면서 3분기 누계실적에서 SC제일은행을 앞지르게 됐다.
반면 SC제일은행은 '홍콩ELS 배상금'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했다. SC제일은행 측은 "철저한 비용 관리 및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홍콩 H지수 ELS 상품의 배상 추정액 1027억원을 일회성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9052억원의 총수익을 거둬 전년 동기 8679억원 대비 약 4.3% 성장했다. 이자수익은 소비자금융 부문의 대출자산 감소 여파로 약 7.6% 줄어든 5941억원에 그쳤다. 순이자마진(NIM)은 2.57%에서 2.86%로 약 0.29%p 개선됐다. 비이자수익은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관련 수익 등 기업금융부문에서 선방하면서 약 38.5% 급증한 3111억원을 거뒀다.
3분기 누적 비용은 인건비 감소 등에도 불구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465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9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13.4%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대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3.2% 증액된 40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중견·중소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충당금 증가가 주요인이다.
SC제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총수익은 1조 17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조 2645억원 대비 약 7.0% 후퇴했다. 이자이익은 자산 규모의 감소로 전년 동기 9860억원 대비 약 5.1% 감소한 9355억원으로 집계됐다. NIM은 1.55%에서 1.64%로 약 0.09%p 개선됐다. 비이자이익은 소매금융그룹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판매수수료 등의 증가에도 불구, 외환파생손익 등의 감소로 인해 전년 동기 2785억원 대비 약 13.8% 줄어든 2402억원에 그쳤다.
3분기 누적 비용은 철저한 관리와 절감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7190억원 대비 약 1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인 895억원을 기록했으며, 기타충당금전입액은 전년 동기에 적립된 파생평가충당금 전입액이 기저효과로 나타남에 따라 602억원 감소했다.
수익성지표에서도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3분기 누적 총자산순이익률(ROA)의 경우 한국씨티은행이 0.85%로 전년 동기 0.72% 대비 약 0.13%p 개선된 반면, SC제일은행은 소폭 하락한 0.4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순이익률(ROE)에서도 한국씨티은행이 6.03%로 약 0.20%p 상승한 반면, SC제일은행은 1.20%p 후퇴한 6.62%를 기록했다.
자산건전성은 양행 모두 견실한 모습을 보였다. 9월 말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및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34.22% 33.20%로 집계돼, 전년 동기 27.87% 26.82% 대비 각각 6.35%p 6.38%p 개선됐다. 같은 기간 SC제일은행의 BIS 총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22.99% 18.87%로 집계돼, 전년 동기 20.63% 16.13% 대비 각각 2.36%p 2.74%p 개선됐다.
다만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등의 여파에 따른 부실채권 확대 및 연체율 상승 등은 양행 모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3분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의 경우 한국씨티은행이 1.17%로 전년 동기 0.96% 대비 약 0.21%p 급등했고, SC제일은행도 0.38%에서 약 0.05%p 상승한 0.43%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상승했는데 자료를 공개한 SC제일은행은 0.19%에서 0.32%로 약 0.13%p 악화됐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