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지난 13일 방문한 전북 김제시 벽골재마을 밭에서는 트랙터 로터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로터리 작업은 트랙터가 지나가면서 밭을 갈아주고, 이때 나온 흙덩이를 잘게 갈아 가루로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트랙터가 지나가면 밭이 갈아지고 흙이 고르게 퍼졌다.
멀리서 봤을 때에는 일반 트랙터와 다르지 않았지만 가까이서 보니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았다. 사람 없이도 혼자서 트랙터가 로터리 작업을 하는데 이것이 대동의 AI(인공지능)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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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의 무인 농작업 트랙터가 무인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
◆AI 기술 적용된 트랙터가 농작업 ‘척척’
이날 대동은 ‘2024 대동 미래농업 데이’를 열고 가장 먼저 AI 기술일 적용된 무인 농작업 트랙터를 선보였다. 이 트랙터는 대동이 추진하는 농기계의 로봇화의 일환으로, 2026년에 출시 예정이다.
특히 이 트랙터는 자율주행 4.5단계에 해당하며, 비전 센서와 AI 영상 기술을 적용해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기존에는 라이더 기반의 자율주행 농기계가 활용됐다. 라이다 기술은 초음파센서가 활용되는데 제한적인 환경 인식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대동은 비전 센서 기술로 경작지, 장애물, 작업기 등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한다.
실제로 대동 무인 농작업 트랙터 지붕에는 카메라가 달려있어 트랙터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다. 또 트랙터 앞으로 사람이 접근하자 자동으로 작업을 멈추기도 했다. 또 드론을 통해 맵핑을 완료하고 나면 자동으로 경로가 생성돼 트랙터 스스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대동은 이 트랙터 개발을 위해 자율작업 데이터 수집용 트랙터를 전국 각지에 배치하고 2년간 약 2500시간 이상의 농경지 주행을 통해 국내 농기계 기업 중 가장 많은 300만 장 이상의 농업 환경 이미지를 수집해 기술을 확보했다.
무인 농작업 트랙터로 농작업 시에는 높은 작업 효율성으로 시간은 20% 이상 단축되고, 정교한 작업을 통해 생산량은 5~1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화범 대동 AI기술개발팀장은 “무인 농작업 트랙터는 2026년 출시될 예정인데 대동의 커넥트 앱을 통해 원격 제어 기능으로 무인 농작업이 가능하다”며 “무인 농작업화는 타사 대비 대동이 앞서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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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수원 농장 주인 이은주씨가 운반로봇을 활용해 사과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
◆과수원에선 로봇이 일손 돕는다
AI 트랙터를 본 뒤에는 자율주행 운반로봇 기술을 확인하기 김제시 벽산면의 한 과수원으로 이동했다.
대동의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작업자가 과일을 수확하면서 이를 운반할 농기계를 계속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조작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날 방문한 과수원에서는 사과 수확을 운반로봇을 통해 진행하고 있었다. 과수원 주인인 이은주씨는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간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유선(와이어) 추종운반 로봇 모델을 시연했다.
실제 로봇은 손가락으로 와이어를 움직이면 사람을 따라갔으며, 사람의 속도에도 맞춰 이동했다. 수확해놓은 사과 상자는 로봇 적재함에 실을 수 있었다. 사과 상자를 실은 뒤에는 다시 트럭으로 이동해 수확한 사과를 출하할 수 있도록 옮겼다.
이 로봇은 적재함에 과일박스 11개, 최대 300kg까지 실을 수 있다.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내연기관 운반카트에서 나오는 매연과 소음을 최소화했다. 또 작업자가 탑승하지 않기 때문에 전복사고 위험도 대폭 낮췄다.
이은주씨는 “지난번에 배를 수확할 때에도 사용해봤는데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가동이 가능했다”며 “3인이 할 일을 로봇 1대가 맡아서 할 정도였다. 농가에서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도움이 됐으며, 인건비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동은 보다 손쉽게 적재할 수 있고, 과수 농가에서 보유한 여러 종류의 박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변형 적재함을 추가로 개발해 제품을 지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정밀농업 사업 본격화
향후에는 AI를 중심으로 하는 정밀농업을 사업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정밀농업은 농업 전주기 생산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조건을 제공해 고효율의 농업을 지원한다. 향후에는 결과를 평가해 다음 해 농업 계획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대동의 정밀농업은 효과가 있었다. 대동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정밀농업 실증 사업을 실시했다. 실증 결과 기존보다 비료 투입량이 8.4% 감소했고, 수확량은 19.2% 증가했다.
올해도 들녘경영체와 정밀농업 서비스 실증과 확산을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벼와 콩을 중심으로 실증에 나섰다. 그 결과 평균 소득이 일반 농가는 24%, 대규모 농가는 16.2% 증대되는 효과를 봤다.
우리나라 전체 논 농가로 정밀농업을 확대할 경우 약 9956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대동은 내년부터 정밀농업 사업을 시작해 2029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농가의 4%에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9년에는 국내 매출의 20%를 정밀농업에서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나영중 대동 P&Biz 부문장은 “우리나라 농업이 위기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대동의 기술과 농업의 현장이 만나 세계적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동은 현재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물론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농업의 모습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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