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소송 당사자가 법원에서 찾아가지 않은 공탁금액수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행정착오로 주인 있는 공탁금을 잘못 귀속시킨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5일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6월 국고로 귀속된 공탁금이 통계 집계 이래 최대액인 817억원으로 집계됐다.

공탁금이란 민·형사 재판에서 피해자나 상대방과 합의 의사가 있음을 알리려고 법원에 맡기는 돈이다. 형사사건은 감형 사유가 된다. 민사에서는 상대방이 이를 받아가면 배상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공탁금을 10년 동안 찾아가지 않으면 이 돈은 모두 국고로 귀속된다. 2010년 294억원이었던 귀속 공탁금은 2012년 440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629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상반기에 벌써 작년 1년치를 돌파했다.

전체 공탁금 액수의 변동도 있지만 법원이 공탁금 반환 노력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은 공탁금 수령자에게 우편으로 안내서를 보내고 있지만 송달률은 2010년 56.9%에서 지난해 58.9%로 계속 미진한 상태다.

법원별로 보면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원지법의 귀속 공탁금이 46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중앙지법도 305억원이나 됐다. 대구지법 248억원, 광주지법 217억원, 의정부지법 203억원 순이었다.

특히 법원이 계산 착오로 소멸시효 전인 공탁금을 국고 귀속시킨 사례도 이 기간 72건(13억4000만원)이나 됐다. 서울중앙지법이 14건(9578만원)으로 최다였고 의정부지법이 12건(1억8449만원), 수원지법이 11건(4억9893만원)이었다.

이 의원은 "공탁금은 국민 재산인 만큼 사법부는 소멸시효 기간을 폐지하거나 더 늘려야 할 것"이라며 "제때 주인에게 돌아가도록 홍보·송달 방식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