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가 약 7년 만에 물경 1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내리며 거래가 끝난 뒤에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끝내 4만원대로 떨어져 버린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관측된다. 내주 초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처참할 정도로 망가져 버린 국내 증시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연일 '반대매매'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시장을 진정시켜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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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약 7년 만에 물경 1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내리며 거래가 끝난 뒤에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개최해 향후 1년간 총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전격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게 된다. 소각 예정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에 달한다.
이번 계획의 백미는 약 3조원어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7조원어치는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으나, 회사채 발행 등의 계획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현금성 자산은 103조7765억원 규모다. 이번 계획은 현금·현금성 자산의 약 10%를 털어넣거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는 공격적인 청사진이다. 올해 들어서만 약 33% 폭락한 주가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결단의 조치로 읽힌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비단 단일 종목 하나에서 그 여파가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시 전반에 '바닥' 시그널로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이다.
지난 15일 7.21% 폭등한 삼성전자의 경우, 올 가을 들어 '폭격' 수준으로 물량을 쏟아낸 외인들이 약 128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금까지 쏟아낸 물량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지만 천억원대 단위의 물량을 다시 사들였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외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1000억원대로 순매수한 것은 지난 9월 2일 이후 어제가 처음이었다.
금융위기 수준의 침체에 허덕이던 국내 증시가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할 경우 최근 일부 투자자들을 압박했던 '반대매매' 공포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매매란 투자자들이 증권사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빌린 돈을 약정기간 내 변제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매매를 의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반대매매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 "분위기 반전과 주가반등을 기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제 투자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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