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현대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장을 동시 교체해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업 불황을 뚫고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로, 두 회사 모두 체질 개선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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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를 단행,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왼쪽),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사진=현대차그룹 |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우선 현대건설은 윤영준 사장 후임으로 이한우 전무(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한우 부사장은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과 전략·기획 전문성 등 경영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 부사장 내정이 현대건설에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 의미는 세대교체다. 윤 사장이 1957년생이고 이 부사장은 1970년 생이란 점에서 조직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젊어질 수 있다. 윤 사장은 지난 2021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올 초 연임했으며 임기는 2027년 3월까지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믿을맨이자 주택통으로 활약한 윤 사장이지만 올해 지속된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오해 3분기 영업이익 114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53.1%나 감소한 성적을 받았다.
70년대생 대표가 내정되면서 조직에 젊은 바람을 일으키고 보다 역동적인 분위기를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신사업 개척이라는 실무적 필요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에 대비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향상을 통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능력을 발휘해 업계 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마지막으로 변화 속에서도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사업 영역 확장 등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어수선해질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응집력 있게 끌고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 판단했다는 평가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건설에서만 일한 '현대맨'으로, 조직 장악에 큰 무리가 없다. 회사 특유의 '도전정신'을 환기시키면서도 그룹 전통을 계승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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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
현대엔지니어링도 홍현성 대표 후임으로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해 미래 전략 새 판 짜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인 주 사장 역시 '현대맨'으로,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알려졌다.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이번 보임을 통해 불황 속에서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실적 부진에 매몰되지 않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소형모듈원전(SMR),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경영전략과 재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의 인사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역량·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다음달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뿐 아니라 선제적 육성 및 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불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현상 유지를 넘어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적 판단이라 볼 수 있다"면서 "건설 주요 계열사 수장을 동시에 교체해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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