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4년 한국 야구 최고 스타이자 야구대표팀 간판타자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돼 큰 걱정을 안겼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듯해 호주전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4차전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6회초 수비 도중 교체됐다.

   
▲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수비 도중 고관절 통증으로 교체된 김도영.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한국이 0-5로 뒤진 6회초 2사 2루에서 2루 주자 리카르도 세스페데스가 3루 도루를 시도했고, 김도영이 포수의 송구를 받아 태그를 시도했으나 세이프됐다. 이 때 김도영은 어디가 불편한 듯 얼굴을 찡그렸고, 알렌 핸슨의 적시타가 나와 0-6으로 점수 차가 더 벌어지자 교체돼 물러났다.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이 투입돼 1루수를 맡고, 1루를 맡고 있던 송성문이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도영은 왼쪽 고관절(골반) 통증 때문에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놀라운 역전극을 펼쳤다. 0-6까지 뒤졌지만 6회말 대거 4점을 뽑아 추격에 나섰고 8회말 무려 5점을 몰아내며 9-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만약 한국이 졌다면 그대로 탈락 확정이었다. 한국은 2승2패를 만들며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슈퍼라운드(4강) 진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국의 짜릿한 역전승에도 팬들은 김도영의 부상에 대한 걱정으로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올 시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는 등 최고 강타자로 떠올라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김도영이다. 

이번 프리미어12에 대표로 출전해서도 김도영은 대만과 1차전에서 타점을 올리는 적시 2루타를 때리고, 쿠바와 2차전에서는 만루홈런과 솔로홈런을 잇따라 쏘아올리며 제대로 실력 발휘를 했다. 일본과 3차전에서 투수들의 견제를 받으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2번째 타석까지 침묵했다. 하지만 언제든 큰 것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김도영이다.

이번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심재학 KIA 단장은 김도영에게 "다치고 오면 죽는다"며 농담으로 부상을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한 바 있다. 그만큼 김도영은 KIA와 한국야구의 보물이다. 이런 김도영이기에 부상으로 인한 교체는 우려를 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김도영이 스스로 큰 부상은 아니라고 밝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도영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골반은 시즌 중에도 이 정도 피로감을 느끼긴 했다. 하체에 피로도가 있는 느낌"이라면서 "호주전 출전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교체된 후 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통증 부위에 아이싱을 하면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역전승의 기쁨을 함께 했다.

한국은 17일 경기가 없고 호주와 최종 5차전은 18일 열린다. 하루 휴식일을 갖게 된 것도 김도영이나 한국대표팀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도영이 회복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호주를 이기더라도 4강에 오른다는 보장이 없고, 17일 일본과 대만 등의 4차전 결과에 따라 탈락이 미리 확정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호주전을)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 (4강행) 결과와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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