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10월 신규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0.03%포인트(p) 하락하면서 주요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도 하락하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코픽스도 자연스레 인하하게 됐지만,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이 대출을 옥죄고 있어 올 연말까지 대출신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차례로 비대면대출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37%를 기록해 전달 3.40% 대비 0.03%p 하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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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신규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0.03%포인트(p) 하락하면서 주요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도 하락하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코픽스도 자연스레 인하하게 됐지만,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이 대출을 옥죄고 있어 올 연말까지 대출신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차례로 비대면대출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의 경우다.
이에 신규코픽스를 준거금리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 중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주요 1금융권 은행들은 이날 고시금리를 하락분만큼 반영했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 6개월물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를 기존 연 4.79~6.19%에서 연 4.76~6.16%로 상하단 0.03%p씩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준 변동금리 상품 금리를 연 5.27~6.47%에서 연 5.24~6.44%로 내렸다.
하지만 '금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대출자들에겐 여전히 구미가 당기지 않는 조건이다. 은행들이 당국 지침에 따라, 변동형 상품 비중을 줄이고 고정형 상품 비중을 늘리면서 실제 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낮은 실정이다. 이날 KB국민은행의 5년 고정금리는 연 4.12~5.52%로 변동형보다 하단에서 약 0.67%p 낮았다. 우리은행도 고정금리는 연 4.35%였는데 이는 변동형 하단보다 약 0.89%p 낮은 수치다.
이처럼 금리인하 효과가 지지부진하자, 당국은 은행권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은 김병칠 은행담당 부원장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부원장은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은행장들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축소를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임원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도 "시간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분을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예대금리차를 줄이고 가산금리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로선 금리인상, 대출판매 중단 외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9월부터 시행 중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연소득 1억원의 대출자가 연 4%의 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대출한도는 최대 7억원으로 추산되는데, 금리가 1%p 상승하면 최대 6억 2000만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가격통제로 대출자들의 수요를 옥죄고 있는 셈인데, 가산금리를 줄이게 되면 대출한도가 다시 불어나게 된다.
이에 은행들은 당국의 총량규제 방침 속 금리를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확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만큼, 은행들은 비대면 대출상품 판매 중단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비대면 전용 주담대·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NH농협은행도 같은 날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4종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모바일 비대면 대출 전 상품을 판매 중단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주담대·전세대출·신용대출 등 비대면 상품 3종 판매를 중단했다.
오프라인 창구에서 대출을 신청할 수 있지만,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금리조건 등을 고려할 때 올 연말까지 대출신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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