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후폭풍이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19일 관측됐다. 이에 정부 예산안은 올해도 여야 정쟁으로 법정 처리 시한 내 통과될 가능성이 전무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회는 오는 25일까지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열고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증·감액 심사에 돌입했다. 이들은 오는 29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의결하고, 12월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야가 예산 편성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예산안을 둘러싼 진통은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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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우선 야권은 김건희 여사 예산으로 여겨지는 ‘마음건강 지원사업 예산’을 비롯해 검경의 특활비와 대통령실의 예비비 등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이 대표가 지난 15일 1심 재판부로부터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유죄를 선고받자 대여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반면 정부여당은 ‘증액’을 통해 야권에 맞서고 있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예산으로 분류되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당초 0원으로 편성했다. 예산 증액 권한이 정부에게만 있는 만큼 야권과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대표의 1심 유죄 선고 이후 여야 대립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예산안 합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수위가 올라감으로써 예산안에 대한 진통도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 탓이다.
실제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발발에 앞서 예산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삭감한 것은 물론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을 폐지하는 법안마저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더불어 이날에는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길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대해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불필요한 예산 감액을 과감하게 진행할 것이다. 국회가 가진 예산 심사권을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올해 예산안 또한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10년간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 내 통과된 사례가 2014년과 2020년 단 2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준예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준예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여당은 물론 야권 또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어 이들이 ‘공멸’은 피해 갈 것이란 이유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재 야권의 대여 공세가 한창인 상황이다. 이들이 정부의 예산안을 쉽게 통과시켜주기에는 현재 여야의 상황이 우호적이지 못하다. 올해도 정기국회까지 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올해 안에는 반드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준예산으로 갈 경우 여야에게 모두 부담이다. 결국에는 절충점을 찾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법정 시일 내 처리되기 위해서는 여야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양당의 사이가 좋지 못하다”면서 “국회에서 항상 준예산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야당도 증액이 필요한 예산이 많아 실제로 준예산으로 간 적은 없었다. 올해도 늘 그렇듯 힘겨루기 끝에 연말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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