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본사인력 약 2000명 줄인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엔씨소프트가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변화를 꾀한다. 본사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력을 분산 배치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또 대대적인 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개발 전문성 높이기에도 나선다. 

   
▲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타 게임사 대비 비대했던 본사 인력을 조정한다. 2023년 말 기준 5000명 이상이었던 본사 인력을 2025년까지 3000명 대로 줄이기 위해 희망 퇴직과 분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체 인력은 감소하지만, 게임 개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전문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도 엔씨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SK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개발 부문을 분리함으로써 개발 역량 강화, 퀄리티 개선, 의사결정 간소화에 따른 출시 일정 준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창사 이래 최초로 멀티 스튜디오 체제도 도입한다. 엔씨는 지난 10월, 물적분할을 통해 게임 개발을 위한 독립 스튜디오 세 곳을 비상장 법인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세 개발 스튜디오는 엔씨(NC)의 게임 IP(지식재산권)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TACTAN)에 전력을 쏟는다. 각 IP(지식재산권)의 개발 정예 인력이 모여 독립적인 제작팀을 꾸리고, 외부 간섭을 최소화해 참신한 게임 제작에 매진한다. 독립 스튜디오는 통통 튀는 창의성과 기획력을 전담하고, 업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글로벌 운영 및 플랫폼 솔루션 지원은 본사가 맡는 형식이다.

엔씨 개발력은 글로벌 서비스 중인 TL이 증명하고 있다. 전세계 이용자의 큰 호응 속에 서비스를 시작한 TL은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수 452만 명을 넘어섰다. 스팀 최고 판매와 이용자 수 순위에서 모두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의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콘솔 시장에서의 성과도 돋보인다.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지역에서 10월 플레이스테이션 F2P 게임 중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등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콘솔이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북미, 유럽 시장에서의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터득했다는 평가다.

게임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TL이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며 이용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TL은 지난 2023년 12월 국내 출시 이후 이용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환골탈태에 준하는 변화를 거듭해왔다. 독립된 체계 속에선 이와 같은 변화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택진,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는 “게임 개발 부문의 독립은 엔씨소프트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IP 개발은 독립 스튜디오 형태로 나아갈 것이며 이번 사례가 모범이 돼 새로운 개발 시스템과 문화가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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