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요구했던 채 모 해병대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 국정조사가 결국 야당 단독으로 개문발차(開門發車)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당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오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구성을 위한 위원 선임을 양당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국은 여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하며 압박에 나서고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과 채상병 국정조사를 앞세우며 양당 간 이른바 '파워게임'이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뜻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 안에 채해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국회의장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에 "오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 선임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지난 19일 여야에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에 대한 의견를 보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우 의장은 지난 21일까지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여저니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21대 국회 당시인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으로 국회의장에게 요구했다. 민주당은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특검)과 국정조사 등 두 가지 방법을 병행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른바 '채상병특검법'이 21대 국회에서 한 차례, 22대 국회에서 두 차례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뒤이은 재표결 부결로 폐기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야당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민주당은 오는 28일에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 14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됐다.
헌법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시점을 법안의 정부 이송 이후 15일 이내로 정하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조만간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할 것으로 보이고 오는 28일 국회 재표결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 밖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발의한 후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압박에 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앞세우고 있다. 여당은 이날 민주당이 4차 장외집회를 여는 것을 두고 이 대표의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사법부를 진정으로 신뢰한다면 민주당의 사법 시스템 무력화 시도부터 중단시켜야 한다"이라며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법왜곡죄', '수사기관 무고죄', '표적 수사 금지법' 추진을 비롯해 '검찰 탄핵'이라는 방탄 공세부터 멈춰 세우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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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지난 9월 1일 여야 대표회담 모습.(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재계가 요구하고 있는 '배임죄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 "대장동, 백현동 사건의 핵심이 배임죄"라며 "‘바로 그 배임죄로 기소되어 재판 받고 있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배임죄를 면책하자'고 하면 국민이 오해할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가 상대방의 약점을 집중 공략해 '파워게임'을 벌이고 있고 내년(2025년)도 예산안 역시 권력기관의 특별활동비 등을 놓고 여야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연말 정국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절대로 협조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도 이 대표의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파워게임은 내년 상반기까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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