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디타워 돈의문' 8953억원 매각…현금 1300억원 확보
태영건설, 여의도 태영빌딩 2251억원에 SK디앤디 넘겨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사옥 매각 등 자산유동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사원가 상승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 등 재무도 악화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으로 재무건전성 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 왼쪽부터 DL그룹 본사 '디타워 돈의문', 태영건설 본사 '태영빌딩' 전경./사진=각 사


24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 지주사인 DL은 지난 15일 ‘디타워 돈의문’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 7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NH농협리츠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5개월 만이다.

매각 금액은 8953억 원으로 전용면적 3.3㎡당 3400만 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올해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삼성화재 본사 사옥인 더에셋(1조1042억 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디타워 돈의문은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으로 DL그룹이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지하 7층~지상 26층, 연면적 8만6224㎡ 규모다. 이 빌딩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20년 펀드를 조성해 매입했으며 매입 당시 DL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매입 당시 6600억 원에 거래됐던 디타워 돈의문은 이번 매각으로 2400억 원가량 차익이 발생하게 됐다. DL은 이 중 매각대금으로 약 1300억 원을 수령하게 된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14억 원임을 감안하면 1개 분기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수준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DL은 이번 매각을 통해 발생한 현금 유입으로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DL 관계자는 “디벨로퍼로서 우량 부동산에 대한 선점과 관리,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자산 효율화를 통해서 현금 유동성이 한층 풍부해졌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 또한 사옥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9월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을 티와이제일호기업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했다.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SK디앤디 자산 운용 전문 자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태영빌딩 인수를 위해 설립한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지난 7월 태영빌딩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2개월 만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매각 금액은 2251억3500만 원이다.

태영빌딩은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사용 중인 건물로 지하 5층~지상 13층, 연면적 4만1858㎡ 규모다.

태영건설은 사옥을 비롯해 골프장 루나엑스CC, 광명 테이크호텔 등 자산유동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루나엑스CC는 부품 제조사 오트로닉에 매각됐으며 테이크호텔 또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영건설과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등은 건물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인 ‘세일 앤 리스백’을 통해 태영빌딩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건설업계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서울 종로구 일대 그랑서울을 사옥으로 사용 중인 GS건설은 지난 2014년 해당 건물을 국민연금에 1조2368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10~20년 책임임차 조건이 포함돼 이 건물을 재임대해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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