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온라인 금융 상품 가격이 사용자에 따라 달라지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이하 DP)의 국내 은행, 증권사 도입 가능성이 나오면서 소비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DP는 인공지능이 사용자 행태, 신상 정보 등을 분석해 상품 가격을 개인마다 다르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인 기술이다. 이미 쿠팡과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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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내믹 프라이싱(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
DP는 개인에게 적정 가격을 제시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점이나 개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패턴으로 가격 상승을 보인다. 이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도입 3년 차를 맞이한 마이데이터 사업 덕에 금융사들이 개인 정보를 보유하게 돼 가격 차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지적했다.
DP 기반 금융 상품은 아직 국내 사례가 적다. 하지만 해당 기법 핵심인 사용자 데이터가 모이는 만큼 DP 확산은 시간 문제로 정 연구위원은 관측했다.
개인에 맞춘 가격 산출 AI도 2010년대에 이미 개발 및 검증이 끝난 기술이다. 이로 인해 비용과 진입 장벽이 낮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카드·보험·증권 등의 개인 이용 정보를 당사자 동의하에 특정 회사가 한 번에 모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 등 유명 금융사들이 대거 사업자로 참여한다.
아울러 정 연구위원은 해법으로 규제가 아닌 시장 경쟁 증대를 제시했다. 최신 데이터와 AI 기술이 결합해 향후 DP의 구조와 유형이 빠르게 변화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법규와 단속은 빠져나갈 구멍이 많을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다수의 거대 마이데이터 사업자 외 여러 경쟁 업체가 DP 기반 금융 상품을 내놓도록 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정 연구위원은 제언했다.
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현행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은 자본금 요건, 물적 요건, 인적 요건(대주주 적격성과 정보관리 전문성 등)을 모두 만족해야 참여를 할 수 있다"며 "의료·통신 분야에서도 새로 선보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배상 보험 가입 등의 물적 요건만 요구해 그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정부가 내놓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의 개선안을 보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더 유도하는 방안은 찾기가 어렵고 요건 부담을 합리적으로 줄여 혁신적 서비스를 더 늘리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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