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1위 업체인 토요타와 3위인 현대차그룹 두 수장의 잇따른 회동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양사 총수 만남을 계기로 두 회사의 수소 사업 협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일본에서 다시 만났다. 두 수장이 공개 회동을 한 것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이어 두 번째다.

정 회장은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 차려진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의 서비스파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아키오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아키오 회장이 직접 가주 레이싱팀의 엔지니어와 관련기술을 정 회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래 차 개발 협력을 두고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간 합종연횡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가운데 두 수장의 만남으로 수소차 분야 협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수소를 이야기해서 같이 좀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수장의 잇따른 만남으로 수소차 협력 기대감이 팽배한 가운데 처음으로 정 회장이 토요타와의 수소협력에 대해 공개 언급한 것이다. 아키오 회장도 "수소차가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길 바란다"며 현대차와의 협력을 시사했다. 

두 수장이 접점을 확대하면서 현대차와 토요타는 미래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완성차 1위(토요타)와 3위(현대차그룹), 수소차 1위(현대차)와 2위(토요타)의 협력 강화로 수소 생태계 구축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열린 CES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수소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5월에는 7년 만에 국내 유일 수소연료전지차(FCEV) '넥쏘'의 신형 모델도 양산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연료 전지를 동력으로 달리는 차다.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대기오염 우려가 낮아 전기차 다음의 미래 친환경차로 꼽힌다.

수소차는 현대차그룹과 토요타의 공통 관심사다. 두 그룹은 수소차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11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할 계획이며, 토요타도 최근 BMW와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수소차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협력 강화는 기술 개발과 공급망 관리,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수소차 상용화와 수소차 인프라 구축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두 기업이 상용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도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는데 이 부분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파워트레인 공동 개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소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각국 정부로부터 수소차 활성화 대책,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끌어내야 한다"면서 "혼자 할 때보다 양사가 협력하면 훨씬 더 상황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