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홍보관 '이태원 초입 랜드마크' 낙점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전용 신축 전진기지
한남4 조합원 "표심 잡으려면 홍보관 위치 좋아야"
[미디어펜=조성준 기자]한남4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4구역) 수주전에 나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홍보관 위치를 확정하고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보관은 '수주 전쟁의 전초기지'라고 불린다. 한남뉴타운 다른 구역 사례에 비춰봐도 홍보관은 수주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벌써부터 양 사 홍보관의 위치와 규모 등에 대한 한남4구역 조합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이유다.

   
▲ 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홍보관이 들어설 예정인 서울 용산구 일대 명보빌딩을 육교에서 바라본 모습./사진=미디어펜 조성준 기자

26일 미디어펜 단독 취재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모두 용산구청 인근 녹사평대로변에 각각 홍보관을 조성 중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용산구 일대 '명보빌딩'에 홍보관을 설치하며, 현대건설은 과거 크라운관광호텔이 있던 곳에 홍보관을 신축하고 있다.

◆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홍보관, 이태원 초입에 둥지

삼성물산이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홍보관으로 낙점한 건물은 지상 6층 규모로, 현재 1층과 2층에 '브라이틀링타운하우스 한남'이 입점해 영업 중이다.

삼성물산은 해당 건물 5층과 6층을 1년 간 보증금 5억 원 미만·월세 4000만 원 미만 수준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도 "(명보빌딩 5~6층을) 임차 계약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 5~6층은 지난달 삼성물산이 수주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 재개발사업(이하 남영2구역) 홍보관으로 쓰이기도 했다.

한남4구역 홍보관도 기존 남영2구역처럼 5~6층을 모두 사용할 전망이다. 현장에서 확인한 건물 층별안내도 5~6층에는 '용산 래미안 라운지'라고 표시돼 있었다. 이에 대해 한남4구역 한 조합원은 "안내도는 조만간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으로 수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홍보관은 이태원동으로 들어가는 남측 삼거리 모서리에 위치해 있다. 주민들은 물론 외지인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녹사평대로를 타고 서울 시내로 유입되는 수많은 차량들의 눈길을 끌 만큼 독특한 건물 외관 디자인도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킬 전망이다. 현재 해당 건물 옥상에는 명품시계 대형 광고판과 크리스마스트리 외벽 장식 등이 설치돼 있다.

다만 도보로 방문 시 건물 바로 앞에 있는 육교 때문에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지하 1~2층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주차장 규모를 고려할 때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리면 주차면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남4구역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홍보관은 정비구역에 실거주하는 조합원은 물론이고, 외부에 거주하는 조합원 모두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며 "삼성물산 홍보관은 이태원 초입에 위치한 만큼 외지인에게도 많이 알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이 들어설 예정인 용산 크라운관광호텔 부지. 외부 가림막이 설치된 채 공사가 한창인 모습./사진=미디어펜 조성준 기자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 크라운호텔 부지에 2층 이상 규모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은 앞서 언급한 명보빌딩에서 녹사평대로를 타고 용산구청 방향으로 80여m만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다.

과거 크라운관광호텔이 있던 곳으로, 지난 2021년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하나대체운용·RBDK·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약 2000억 원에 매입해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호텔 건물은 모두 철거된 상태로, 일부 부지에 가(假)건물을 지어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을 조성하고 있다. 홍보관의 규모와 내·외관 디자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공정은 거의 마친 상태로 2층 이상 규모로 짓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픈) 일정에 차질 없도록 건물이 많이 올라간 상태"라며 "남산 3호터널을 오가는 차량에서도 홍보관 공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건물을 신축해 홍보관으로 사용할 계획인 만큼 '디에이치 한강' 홍보 전용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비교적 큰 규모로 지어지는 만큼 쾌적한 전시 공간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60대 주민 B씨는 "현대건설 홍보관은 삼성물산 홍보관의 2배 크기라고 들었는데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며 "현대건설 홍보관이 위치한 크라운호텔 자리는 한남동 주민이면 다 알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으로 오르막길도 없어서 오픈하면 산책하면서 가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은 이태원동 남측 유입로에서 떨어져 있어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 차량으로 이동 시 삼성물산 홍보관보다 눈에 덜 띄는 곳에 위치한다는 점은 약점이다.

수주전에서 홍보관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조합원들의 홍보관 방문은 표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남4구역 인근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한남뉴타운 다른 구역 수주전에서 한 건설사가 도보 이동이 어려운 호텔 지하에 홍보관을 열었다"면서 "조합원들의 발길도 점차 뜸해졌고 결국 해당 건설사는 수주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주 실패가 홍보관 탓 만은 아니겠지만, 조합원들이 산책이나 운동을 나왔을 때 편하게 여러 번 가볼 수 있는 위치가 좋다"며 "(홍보관을) 자주 가다 보면 더 좋아 보이고 최종 투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자존심을 건 수주 경쟁은 홍보관 오픈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합동 홍보설명회는 내년 1월 4일 개최될 예정이다. 조합이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양 사의 홍보관은 합동 홍보설명회 이후 정식 개장할 수 있고, 조합원을 상대로 한 개별 홍보도 이때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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