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의 숲, 세계 최초 3D 접사 촬영 작품

스카이 라이프가 자체 제작한 ‘반디의 숲’이 I3DF 영화제(국제 3D 축제)에서 공동대상을 수상하고, 내년 2월 헐리우드 I3DS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I3DF는 국내 3D 컨텐츠 활성화를 위한 국제적 행사로서, 반디의 숲이 이번에 방송통신위원장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스카이라이프 현재 가입자는 대략 320만명이다.

40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반디의 숲’ 시사회에 몰렸다. 반딧불처럼 눈들이 모두 빛났다. 3D 안경을 쓰고, 어둠을 켰다. 개똥벌레로 알려진 반딧불이 스크린을 통해 훤하게 빛났다. 가히 형설지공의 곤충 주인공답게 꽁지에 자연형광등을 자랑했다.

“빛으로 빛을 유혹하는 반딧불의 사랑 법칙, 빛과 빛이 만날 때 가장 치명적 장애물이 있다면 그것은 인공의 빛이다. 더 밝은 빛 때문에 반딧불은 서로의 빛을 알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 반디의 숲 나레이션 중에서

'반디의 숲' 총연출을 맡은 김동욱 PD.
▲'반디의 숲' 총연출을 맡은 김동욱 PD.

‘반디의 숲’ 취재 현장은 중앙에 6개의 대형 TV가 각 방향별로 놓였고, 취재진들이 긴 타원형으로 둘러 앉았다. 허공에서 빛나는 반딧불을 빙 둘러서 쳐다본 것이다. 반딧불이 애벌레에서 유충, 우화(羽化)를 통해 반딧불이 되기까지 평면 속에서 재현된 입체 영상은 ‘무주의 반딧불’이 서울 한복판에 다시 살아온 느낌이다.

촬영 현장은 무주. 그곳에서 반딧불은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불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반디의 숲 제작 기간은 총 8개월, 촬영 카메라는 총 9대, 그들에게 가장 힘겨웠던 일은 카메라의 무게였다고 한다. 25~30kg이 되는 카메라를 들고, 1cm가 되는 반딧불을 쫓아다니면서 촬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게다가 3D 카메라는 2개의 카메라가 세트로 붙어있어서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고정 세트’ 촬영을 결정했다. 카메라를 들고 반딧불을 촬영하러 다닌 것이 아니라, 한 곳에 3D 카메라 리그(거치대)를 설치하고, 인내의 세월을 기다렸던 것이다. 우화(羽化)를 마친 반딧불의 수명은 평균 2주, 반딧불로서 16번의 평생을 살았을 그 긴 8개월의 촬영은 가히 짧은 기간은 아니었다.

(우측에서)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대표, 이성수 콘텐츠 본부장, 김영실 한국HD방송 상무.
▲(우측에서)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대표, 이성수 콘텐츠 본부장, 김영실 한국HD방송 상무.


30분 분량의 자연 다큐멘터리는 3D로서 가치를 뛰어 넘어, 암컷 반딧불은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고, 수컷 반디불과 암컷 반디불이 불빛으로 서로 만나 생명을 위한 사랑의 행위를 하는 장면까지 밀도깊게 촬영했다. 촬영당시 그들은 자연의 빛을 담기 위해서 조명빛까지 껐다. 완벽한 어둠에서 촬영이 가능했던 것은 적외선 촬영장비덕분. 

“3D와 2D의 분명한 차이는 밥값이죠. 아직까지 3D 촬영은 촬영장비 무게 때문에 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세팅 시간도 많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번 반디불이 촬영에서는 조명빛을 사용하면 반딧불이가 빛을 내지 않아서 조명없이 촬영한 것도 쉽지는 않았죠”

1박 2일 촬영에는 카메라가 보통 10대가 동원된다고 한다. 그런데, 반디의 숲 촬영에는 총 9대가 동원됐고, 사실상 3D 촬영은 2대 카메라가 1세트여서 총 18대 카메라가 촬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스카이 라이프측은 “현재 움직이면서 촬영할 수 있는 3D 카메라의 기술은 역부족이다. 어려운 장비와 기술에도 불구하고, 멋진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이 큰 의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3D 효과는 원근감으로 가능합니다. 영상에서 가끔 눈이 아픈 것은 접사 촬영에서 깊이(뎁쓰)가 너무 없어서 공간을 재창조하면서 일부 발생한 것입니다. 이 부분 또한 해결책을 찾았고, 내년에는 접사를 위한 전용장비를 특수 제작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 계획입니다.”

‘반디의 숲’ 총연출은 김동욱 PD가 맡았다. 이번 촬영을 위해서 부족한 3D 기술을 보완하려고, 김 PD는 청계천을 직접 찾았다고 한다. 없는 장비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제작 발표회가 끝나고, 청계천에서 찾은 기술이 뭐였냐고 물어봤다.

“무빙 촬영을 위해서 레일이 필요했지요. 3D 촬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보조 장비입니다. 리그라고 불리는 장비도 청계천에서 특수 제작해서 사용했습니다. 리그는 거치대라고 하는데, 3D 촬영에서 정말로 중요한 장비입니다. 3D 촬영은 2대의 카메라가 정확히 수평이 맞아야하고, 아주 미세한 조정이 서로 가능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리그가 바로 2개 카메라를  미세한 각도로 조정하는 보조 장비입니다.”

스카이 라이프는 내년엔 바다로 뛰어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일명, 수중생물 촬영이다. 또한, 개미나 매미 등 흔히 알려진 곤충들의 전혀 새로운 비밀들을 3D로 담아서 교육용 자연 다큐를 제작할 예정이다.
끝으로 스카이 라이프는 “자회사인 한국 HD방송과 함께 세계 최초로 3D 특수 촬영인 접사 및 고속 촬영에 성공해 고품질 3D 콘텐츠를 확보했고, 해외 판매를 위해 한류 컨텐츠 및 여행 다큐, 어린이 영어, 과할 교육 프로그램의 제작을 통해 3D 방송의 절대 강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